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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누리 Aug 18. 2015

자본주의 청춘

21세기 노동자 fighting

자본주의는 모든 개인을 각자의 노동 집행자로 만든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경영하여야 하고, 고것에는 자본과 전략이 투입되기 마련이다. 내가 나를 돌아보아서 얼마없는 자본을 어떻게 잘 써서 뭐하는 인간으로 포지셔닝할지 판단하여야 한다. 자본은 유형의 것과 무형의 것을 모두 포함한다.


얼마전까지 나는 나에게 있어서 착취자에 가까운 경영자였는데, 지금은 내손으로 장도 보고 밥도 직접 지어먹을만큼 시간이란게 생겼다. 따땃한 온건정책을 스스로에게 도입해보았다. 하참 우스운 것은 착취당하는 것에 익숙한 인간은 여유를 불안해한다. 사람이 스스로 밥을 지어 먹는다는 것은 원초적이고도 기본적인 욕구충족 행위임에도 고 베이직한 즐거움에 한구석 불편함이 스민다.  


이렇다가는 내가 나중에 오랜 잠을 자게 될때까지 여유를 온전히 느끼지 못할거같다는 불안함이 안절부절못하는 내 양손목을 감싼다. 그리고 나는 무거운 양손바닥을 모아붙여 기도한다.

아아 노동자로 잉태된 자본주의시대의 나를 위하야..



나는 술을 먹으믄 종종 신석기시대에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나는 다시 태어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생긴다면 신석기시대에 태어날 것이다. 나는 불도 잘쓰기 때문에 먹이도 잘 다듬고, 손재주도 있어서 멋진 간석기도 만들고 빗쌀무늬 토기도 울 부족에서 젤 잘만들었을 것 같다. 하 참. 증말 아쉽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하는 지겨운 소리. 파이팅. 파이팅. 우습다. 응원의 단어 fighting은 마치 싸우자 싸우자 잘싸우자 하는 거 같아서 쓴맛의 웃음이 지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1세기 대한민국에 힘내라로 매우 적절한 단어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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