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기로 하면서 우리가 약속한 것은 '쓸데없는데에 돈 쓰지 말자'였다. 빨리 내집마련을 하고 싶었기에 허례허식인 결혼식에는 최대한 돈을 절약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선 결혼식도 패스하고 싶었지만 이건 단순히 우리 둘의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게 아니고 양가 부모님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에 결혼식은 진행하기로 했다.
1. 예물 예단, 한복 생략
우리는 예물, 예단을 모두 생략했다. 완전히 생략한 것은 아니지만 으레 주고받는 명품백, 명품 시계는 패스했다. 종로에서 둘이 합쳐 140만원 정도로 결혼 반지만 맞췄다. 대신 남자친구가 꽤나 많은 돈을 들여 프로포즈를 준비했고 명품 목걸이를 하나 받았다. 프로포즈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과했나 싶기도 하지만 좋은 추억이라 고맙게 느낀다.
한복 역시 생략했다. 한복은 대여는 최소 50만원 이상, 맞춤은 최소 80만원 이상이다. 평생 살면서 한복 입을 일이 결혼식 날 말고 있기나 할까. 한복을 꼭 입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둘의 한복은 과감히 패스했다.
2. 가성비 예식장
사실 완전히 가성비가 넘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둘러본 곳 중에서는 가장 가성비가 좋은 예식장을 택했다.
지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사실 서울에서 토요일 황금시간대에 결혼식을 한다면 식대와 대관료를 합쳐 2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보통 황금시간대에는 보증인원이 300명 이상인 곳들이 많다보니 더더욱 돈이 많이 든다.
우리는 총 5군데의 웨딩홀에서 견적을 받아보았고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이것저것 혜택이 많이 포함된 곳을 골랐다. 내가 결혼식을 한 곳은 사회자, 혼주 메이크업 4명, 2부 드레스 대여, 본식 스냅이 모두 무료였다. 이 비용을 다 합치면 최소 2~300만원은 된다. 이미 여기에서부터 많은 돈을 세이브할 수 있었다. 성수기 토요일 황금시간대였지만 최소 보증인원도 200명으로 적어서 부담이 적었다.
만약 결혼식 시간을 꼭 황금 시간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면 토요일 오후 4시 같은 애매한 시간대 혹은 일요일 오후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홀임에도 불구하고 요일과 시간에 따라 대관료가 천차만별이다.
3. 폐백 생략
폐백도 생략했다. 폐백을 진행하면 활옷 대여비, 상차림비, 수모비가 발생한다. 수모비는 통상 20만원, 활옷 대여비 20만원, 상차림비는 음식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결혼을 했던 예식장은 최소 30만원부터 시작했다. 이것만 합쳐도 70만원 정도가 든다.
물론 폐백을 하면 친척분들이 용돈을 주시기 때문에 이득일 수도 있다. 다만 나는 부모님이 내 몫의 축의금을 모두 주신다고 하셨기 때문에 폐백으로 용돈을 챙기는거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또 폐백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는 만큼 하객분들께 인사할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폐백을 생략하고 더 빨리 인사를 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4. 각종 리뷰 이벤트 활용
웨딩 업체들은 리뷰 이벤트를 많이 한다. 특히 예복, 한복, 본식 스냅 영상 업체들이 그러하다. 웨딩카페에 제휴된 업체들은 해당 카페나 블로그에 리뷰를 올릴 경우 할인을 해주거나 무상으로 추가 물품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한다.
특히 본식 스냅이나 dvd 업체들은 '짝꿍'이라는 제도를 이용한다. 추천인 제도인데 내 추천인 코드를 통해서 신규 고객이 들어오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간혹 추천인 수에 제한이 없는 업체들도 있으니 잘만 활용한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생각보다 귀찮아서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리뷰 이벤트로 현금 50만원을 절감했고 추가로 받은 제품과 서비스를 합치면 120만원 정도를 세이브했다. 생각보다 꽤 크기 때문에 잘 챙기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결혼 준비 비용을 줄였던 방법이었다.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결혼 준비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다면 좋은 팁이 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결혼준비 비용 중 가장 큰 복병인 스튜디오 사진 추가금 방어 팁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