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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Oct 03. 2023

웨딩 사진에 몇 백만원씩 쓸건가요?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은 추가금이 발생하는 영역이 바로 웨딩 사진이다. 보통 5~60만원은 기본이고 심하게는 100~200만원의 추가금을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스튜디오 사진과 본식 사진 모두 필수로 발생하는 추가금 외에는 추가금을 0원으로 만들었다.



스튜디오 사진


결혼 전,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을 한 후 사진을 받기 위해서는 원본비를 내야 한다. 스튜디오에서 사진 찍는 이유가 찍은 사진을 간직하기 위해서인데 대체 왜 원본 사진 받는 비용을 따로 내야하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쨋거나 원본비는 33만원, 수정비는 11만원이 국룰처럼 되어있다.



원본비는 촬영 당일에 찍은 몇 백장의 원본 데이터를 모두 받기 위해서 내야 하는 것으로 필수로 발생하는 추가금이다. 수정비는 업체에서 보정해주고 앨범으로 제작해주면서 받는 돈인데 보통 20p 앨범을 기준으로 한다. 앨범 20p면 사진 20장 아닌가? 그 정도면 꽤 괜찮은데? 싶을 수도 있지만 20p가 20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식 앨범에는 한 장의 사진이 양면, 즉 2p를 차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보니 실질적으로 20p 앨범을 기준으로 했을 때 들어가는 사진은 15장 내외이다. 물론 15장도 많다 싶을 수 있지만 보통 스튜디오 촬영을 할 때 드레스 3~4벌, 정장 2~3벌을 입고 배경도 다양하게 촬영하다 보니 몇백장이나 되는 사진에서 15장만 추리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고른 사진이 많아 앨범 장수가 추가된다면 장 당 3만 3천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10장만 더 골라도 추가금 33만원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원본만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수정본을 구매하지 않으면 업체에서 알아서 수정 후 20p 기본 앨범을 제작해준다. 사설 업체에서 보정을 하는 경우 장 당 4~5천원 정도에 수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딱 한 번, 많아야 2번 정도만 수정해주는 스튜디오와 달리 사설 업체들은 마음에 들 때까지 무제한 재수정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콕 집어서 요청할 수 있다보니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높다.



나는 비수기에 촬영을 해서 스튜디오에서 33만원 원본비만 내면 수정까지 다 해줬었다. 하지만 수정본이 나오는데는 2~3달 가까이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모바일 청첩장 제작을 위해 사설 업체에 따로 보정을 맡겼다. 결론적으로는 사설 업체가 훨씬 저렴했고 만족도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본식 사진


본식 사진은 추가금이 없기 정말 쉽지 않다. 본식 앨범은 보통 사진 20p에 원판 10p를 기본으로 한다. 마찬가지로 1p에 1장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시 스냅 사진 15장 내외에 원판 사진 5장이 들어간다. 역시나 사진 한 장이 추가될 때마다 3만 3천원의 추가금이 발생한다.



본식 앨범을 고르러 가면 직원이 '식의 순서에 맞게' 고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대기실에서 하객 맞이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화촉점화, 신랑 입장, 신부입장, 혼인서약서 낭독, 축사, 축가, 행진 등 모든 순서를 다 넣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이 모든 순서를 다 넣으면 20p 안에 절대 다 넣을 수가 없다.



나 역시 셀렉을 하러 갔을 때 모든 순서를 다 넣고 양가 부모님 사진까지 골고루 넣으니 추가금만 160만원 가까이 됐다. 어차피 보지도 않을 앨범을 위해서 160만원의 추가금을 낼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다 뺐다. 우리가 이것저것 다 빼니 직원이 갑자기 퉁명스러운 태도로 바뀌었지만 직원의 기분이나 태도를 신경쓰느라 아까운 돈을 지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추가금 방어 팁


추가금 방어를 위해서는 일단 셀렉을 하러 갈 때 '추가금 0원'을 계속 되뇌이면서 가자. 셀렉을 하러 가면 보통 직원이 1시간 정도 시간을 주고 사진을 고르라고 한다. 이 때 최대한 많이 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장한장 뜯어보면서 고민하지 말고 사진을 계속 넘기면서 '오 괜찮은데?' 싶은 느낌이 드는 사진들만 1차로 남긴다. 그 다음 바로 직원을 부르지 말고 2차로 한 번 더 추린다. 그렇게 30장 정도만 남겨놓고 난 다음 직원을 불러야 기본 앨범 구성인 20p 내로 사진을 추릴 수 있다.



결혼식을 마치고 스튜디오 앨범을 받고, 지금은 본식 앨범을 기다리는 중이다. 참 우습게도 스튜디오 사진은 결혼식 직전까지만 봤고 지금은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조차 잘 보지 않는다. 앨범은 수령한 당일에만 한 번 펼쳐보고 바로 창고행이었다. 본식 사진은 지금도 종종 보곤 하지만 앨범이 나오면 역시나 한 번 펼쳐보고 창고행일 것이 뻔하다. 어차피 가끔 보고 말 사진에 너무 많은 추가금을 쓸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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