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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Oct 08. 2023

그래도 돈 보다 더 중요한 것


결혼 준비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뺄 것 빼고 꽤나 알뜰히 준비한 나지만 딱 하나 돈을 아끼지 않은 영역이 있다. 바로 가족들과 관련된 비용이었다.



부모님은 결혼식에서 '혼주'라고 불린다. 혼주 역시 결혼식의 주인공이다. 하객분들도 내 손님보다는 부모님 손님이 훨씬 많기에 엄마 아빠가 빛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돈을 아끼지 않은(?) 영역은 혼주 한복, 정장, 본식 DVD 3개였다. 물론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지만 돈을 쓴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 영역이다.


혼주 한복


혼주 한복은 보통 동대문, 종로, 청담 셋 중 한 곳에서 대여 혹은 맞춤으로 진행한다. 한복 입을 일이 없다보니 양가 어머님 모두 대여를 원하셨고 예식장이 을지로 쪽이었기에 반납이 편한 종로에서 한복 업체를 찾았다. 한복 업체도 워낙 다양해서 저렴하게 대여하려면 20~25만원에도 대여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좋은 곳을 가자 싶었다.



그래서 청담에도 매장이 있는 대여비도 꽤나 비싼 업체를 골랐다. 만약 우리가 빌릴 한복을 고르는거였다면 비싸서 선택하지 않았을 업체였다. 보통 한복 대여비가 30~35만원 정도 되는데 엄마의 고상한 취향 덕에 대여비가 내 예상을 훌쩍 넘는 45만원이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 아까우니 다른거 고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엄마가 고른 한복은 내가 봐도 너무 예뻤다. 다행히(?) 현금 결제하고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20%나 할인받을 수 있었다. 놓치지 않고 혜택을 챙겨서 36만원에 대여했다. 결혼식 날 곱게 한복을 입고 단장한 엄마를 보니 "엄마가 신부 같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고왔다.



혼주 정장


아빠 정장 역시 좋은 것으로 해드리고 싶었다. 아직 은퇴를 하지 않으셨고 출퇴근할 때 정장을 입으시니 맞춤으로 한 벌 해드리고 싶었다. 어차피 기성복을 사나 맞춤 정장을 사나 큰 차이가 없지만 맞춤 정장이 괜히 좀 더 대접받는 느낌이 난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더니 막상 맞추러 가니 싱글벙글했다.



당연히 정장 한 벌을 맞춤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바지 한 벌을 추가해서 20만원 정도 추가 지출이 있었지만 역시나 돈 아까우니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신랑 예복을 맞춘 업체에서 혼주 정장을 맞추면 5% 할인해주는 이벤트가 있었고 리뷰 이벤트까지 참여해 넥타이와 벨트도 추가로 받았다. 결혼식이 끝나고도 잘 입고 다니시는걸 보면 뿌듯하다.



본식 DVD


사실 본식 DVD는 원래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혼식을 1~2달 정도 남겨놓고 급하게 예약했다. 본식 DVD를 갑자기 해야겠다 마음 먹게 된건 부모님의 결혼식 영상을 보고나서였다. 30여년 전의 부모님과 친척들의 모습이 신기했고 돌아가신 조부모님을 영상으로나마 다시 보니 영상은 무조건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VD를 자주 보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 본다면 젊은 시절의 우리와 부모님, 친척들, 친구들의 모습을 다시 추억할 수 있을테다. 결론적으로 영상을 받고 나니 정말 하길 잘했다 싶다. 물론 친구들이 찍어준 영상도 있긴 하지만 신랑 신부 위주이다 보니 DVD 영상은 또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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