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빌라,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조건이라면 높은 확률로 아파트가 더 비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같은 값이라면 좀 더 컨디션이 좋고 위치가 좋은 빌라나 오피스텔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집으로는 무조건 아파트를 매수할 생각이다.
아파트 공화국인 한국에서 오피스텔과 빌라,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언제까지나 아파트의 대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승기에는 가격이 더 늦게, 더 적게 오르고 하락기에는 더 빨리, 더 많이 떨어진다. 지난 상승장에서도 오피스텔, 빌라, 아파텔, 생숙 등 대체 주택들은 이미 아파트 가격이 하늘까지 치솟은 후에 대체재로 수요가 붙으면서 가격이 올랐다.
비아파트는 대출을 받을 때도 좀 더 불리하다. 보통 비아파트는 회수율이 아파트에 비해 낮기 때문에 한도가 더 적게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만 보더라도 비아파트의 경우 LTV를 5%p 차감한다. 같은 가격에 매수를 하더라도 비아파트를 사는 경우 대출 한도가 더 적은 것이다.
빌라의 경우 시세가 불투명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빌라 전세 사기는 신축 빌라의 시세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시세 확인이 가능한 경우에만 대출을 해주는데 빌라는 kb시세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시세가 없는 경우에는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는데 보통 감정가는 시세 대비 30% 가량 낮기 때문에 그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세금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빌라는 아파트와 취득세가 동일하지만 오피스텔은 건축법 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용도가 주거용이든 업무용이든 상관없이 취득세를 4.6% 내야 한다. 아파트는 1~3% 수준으로 오피스텔에 비해 취득세율이 더 낮다.
주택을 구입한다는 것은 건물의 가치와 땅의 가치를 모두 사는 것이다. 아파트는 주거지역에 지어지기 때문에 용적률이 높아봐야 300%대이고 보통은 200~250%대가 가장 많다. 하지만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등은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 지어지기 때문에 용적률이 500% 이상, 심하게는 1000%에 달한다. 용적률이 이렇게 높다는 것은 가구 당 할당된 토지 지분이 매우매우 적다는 의미이다. 사실상 땅의 가치는 거의 없고 건물의 가치만을 사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문제는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되는 대상이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땅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3~40년 된 구축 아파트들은 건물만 보면 여기서 대체 사람이 어떻게 살지 싶을 정도로 낡았다. 그냥 낡은 정도가 아니라 녹물, 결로, 누수, 벌레, 주차 등등 온갖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의도, 강남, 용산의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은 웬만한 신축 아파트보다 비싸다. 이유는 그 아파트들의 건물 자체의 가치는 없지만 위치해있는 땅의 가치가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추후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위해 오피스텔이나 빌라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아파트의 대체재를 사지는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