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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를 G7으로만 아는 당신이 불쌍해…
여행의 완성은 기념품이다. 낯선 곳의 문화를 체험하고 가져온 전리품이야말로 여행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다. 함께 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기념품을 선물하면서 여행 간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라고 할까? 베트남에 한 번 다녀와서 푸는 커피에 대한 썰은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즐겁게 만든다.
문제는 베트남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념품이 겹친다는 것이다. “베트남을 가지도 않은 네가 어떻게 G7커피를 아는 거야!!”(…는 이미 국내에서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오늘 마시즘의 기사는 베트남에 가면 꼭 사 와야 할 센스 있는 이색커피와 차 기념품에 대한 이야기다.
귀여운 다람쥐가 그려진 커피다. 이미 센스 있는 여행객들은 기념품으로 콘삭커피를 사 가는 사람들도 많다. 포장된 패키지도 독특하고, 단순히 믹스커피가 아닌 컵 위에 놓고 물을 부어 마시는 ‘필터 커피’형태인 점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이 콘삭 커피를 선물 받으면 “이게 바로 다람쥐 똥 커피!”라며 감탄한다는 것이다. 반전은 다람쥐똥 커피가 아니다.
콘삭커피에 다람쥐가 그려진 이유는 ‘다람쥐가 좋아하는 헤이즐넛 향’을 입힌 커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다람쥐는 씨앗을 갉아먹기 때문에 커피를 먹어도 원하는 느낌의 원두를 얻을 수 없다. 향긋한 헤이즐넛 향과 진하고 쌉싸래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블랙커피가 기본이지만 단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색 ‘밀크커피’를 추천한다.
한국 커피의 역사에 ‘맥심’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비나카페’가 있다. 베트남에는 ‘비나(Vina)’로 시작되는 브랜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한’, ‘한국’ 이런 느낌이다. 그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이라고나 할까?
비나카페는 1969년에 만들어진 베트남 최초의 커피회사다. 1977년에 베트남 최초의 커피믹스를 만들었고, 이것이 이어져 지금의 ‘비나카페’가 되었다. 우리가 잘 아는 G7, 네스카페와 함께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3파전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대표 커피 브랜드라고 보면 되겠다.
맛은 맥심 모카골드를 마셔봤다면 이해하기가 쉽다. 약간 맥심 모카골드의 익숙한 풍미가 나는데 거기에 베트남 커피 특유의 강하고 쌉싸래한 맛과 향이 더해진 느낌이랄까? ‘맥심이 베트남에서 나왔다면 이런 맛이었겠군.’ 상상하며 마시는 재미가 있다.
앞선 커피에 비하면 역사는 짧지만 빠르게 떠오르는 커피다. 바로 ‘아치카페’다. 아치카페는 개성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바탕으로 커피 시장의 신흥 강자가 되고 있다. 특히 여러 가지 맛을 실험적으로 잘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코코넛 카푸치노, 마차 라테, 베트나미스카노(아메리카노를 베트남식으로 만들어서), 두리안 카푸치노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 사람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코코넛 카푸치노’다. 달달한 코코넛 향이 잘 입혀지고 맛은 달콤하고, 끝은 깔끔하다. 베트남 카페들에서 마셨던 코코넛 커피의 느낌을 인스턴트커피에 잘 살려냈다. 샷을 추가해서 마시면 어느 카페 못지않은 시그니처 메뉴를 마시는 느낌까지 든다. 그러니 하늘색을 꼭 기억하자. 깜빡하고 노란색을 사셨다면… 두리안 카푸치노에 당첨(…)이 된 것이다. 아직 마셔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카페인에 약한 사람에게는 차를 추천한다. 지난 기사 <베트남에 간다면 ‘연꽃차’를 마셔봐야 한다>에서 말했듯이 베트남 사람들은 연꽃을 가지고 차를 굉장히 잘 만든다. 베트남 민간요법에서는 연잎차로 속을 편하게 만들고, 불면증도 치료한다고 말한다.
트라센 연잎차의 경우는 베트남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씁쓸한 차 맛을 어려워하는 한국 사람들도 부담 없이 달큼해서 마시기에 어렵지 않은 차다. 문제는 그 부담 없이 달큼한 게 크게 인상에 남는 것은 아니어서… 선물 이후 찬장 한 구석에서 남은 세월을 보낼 위험도 존재한다. 하지만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보다 특별한 베트남 선물은 없을 것.
시간이 없어 베트남 여행이 어려운 당신, 실망하지 마시라. 하지만 알음알음 기념품으로 인기가 있던 베트남 커피들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사실! 다람쥐 커피 콘삭커피는 국내에 정식 수입이 되어 ‘콘삭 코리아’라는 곳에서 판매를 하고 있고, 코코넛 커피 아치카페 역시 쿠팡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이거 여행을 못 가니까 기념품이 내게로 온 것인가.(아니다)
하지만 역시 이 독특한 기념품들은 현지에서 사서 함께 바다를 건너와야 제 맛이다. 베트남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센스 있는 베트남 커피 선물로 여행을 완성해 보는 건 어떨까?
해당 원고는 VEYOND MAGAZINE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VEYOND'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건설하고 있는 대원 칸타빌의 베트남 전문 매거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