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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an 09. 2023

맥주를 마셨을 뿐인데 과일을 챙겼다, 타이거 라들러

#과일을 챙겨먹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맥주 리뷰

자취생 최고의 사치란
'과일'을 사 먹는 것이다

자취생이란 무릇 '아침에 사과 한조각을 챙겨 먹기보다, 치킨 한 조각을 시켜 먹는 사람들'이다. 엄마는 아무리 바빠도 과일은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자취생인 나에게 그런 음식은 시간과 돈이 많은 재벌들의 사치에 불과했다. 맛은 있지만 비싸고, 껍질을 깎기 귀찮고, 무엇보다... 보관이 어렵잖아. 


곰팡이 나라로 떠나보낸 과일은 얼마나 우리를 괴롭게 했나. 나는 그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해 과일을 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다가 에타나 블라인드에 떠도는 '자취생 괴혈병'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법. 그래서 과일을 사지 않고 마시기로 했다. 맥주로. 



오늘도 과일을 

맥주로 마십니다


껍질을 깎을 필요도 없고, 비좁은 냉장고의 신선칸을 차지할 일도 없다. 과일즙이 들어간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물론 과일이 들어간 음료도 있고, 주스도 있겠지만, 자취생에게 생수보다도 꼭 구비해야 하는 음료는 '맥주'다. 무, 물론 나만 그럴 수도 있다.

(타이거, 예거, KGB... 자취생들의 과일, 아니 과일맛 맥주 3대장이다)

오늘 리뷰할 음료는 나의 까다로운 요구를 통과한 녀석이다. '타이거 맥주'다. 기본 타이거 맥주 말고 상큼한 과일즙이 들어간 맥주('라들러'라고 부른다)들이 출시되고 있다. 레몬과 자몽. 그리고 최근에는 포멜로가 나왔다. 근데 포멜로가 뭐야?



포멜로란 과일을 

맥주로 처음 맛보다

가장 먼저 리뷰할 녀석은 '타이거 포멜로'다. 바나나의 맛을 바나나맛 우유로, 멜론의 맛을 메로나로 먼저 알게 된 우리에게 '포멜로'란 과일이 맥주로 먼저 찾아왔다. 그냥 생김새만 봐서는 라임이나 청귤인 줄 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한 부류가 맞다. 그런데 엄청 크다. 감귤판 진격의 거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인사는 끝났으니 '타이거 포멜로'를 마셔볼 차례다. 청귤의 시큼함과 청사과의 새콤함이 떠오르는 녀석이다. 술은 마시고 싶은데 맛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맛보기에는 최적의 음료가 아닐까? 달콤하면서 새콤한 맛은 침샘을 꼴깍이게 만들고, 탄산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마지막에는 맥주의 느낌이 돌아와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 느낌이다. 카스에 청귤차를 탄다면 이런 맛이 날까(아니다).



달콤 쌉쌀한 썸 타는 맛 

타이거 자몽

다음은 '타이거 자몽'이다. 개인적으로 자몽맛을 느끼는 맥주는 '예거 그레이프 프루트'를 좋아했다. 하지만 타이거는 세트로 즐길 수 있으니까, 또 예거만큼 맛있을 수 있으니까 깔맞춤 구매를 했다.

다른 라들러에 비해 '타이거 자몽'이 재미있는 점은 맥주스러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보통 과일맛이 나는 맥주인 라들러는 과일의 상큼함으로 맥주의 쌉싸름함을 가린다. 그런데 타이거 자몽은 자몽의 쓴맛과 맥주의 쌉싸름함을 잘 조화시켰다. 아니, 밀당을 잘한다. 달콤했다가 쌉싸레했다가 하는 조화가 마치 썸을 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맛은 쌉싸래한 IPA 맥주에 자몽 한 방울 탄 느낌? (전혀 아니다)



침이 계속 고이게 해 

타이거 레몬

레몬은 음료세계의 천만배우, 씬스틸러 같은 과일이다. 레몬을 넣어 맛없기가 쉽지 않다. 하이볼에 레몬을 넣어도 맛있고, 소주에 레몬을 넣어도 맛있다, 그렇다면 맥주에 레몬을 넣으면 어떨까? 그걸 해결하러 '타이거 레몬'을 마지막으로 마셨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함께 먹을 음식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타이거 레몬의 향을 맡았을 때는 새콤하면서도 달달함이 묻어있는 게 살짝 레모나 내지는 레몬사탕의 느낌이 떠올랐다. 마셔보았더니 정말 맛있는 레모네이드를 마신 느낌이다. 처음 맛본 '타이거 포멜로'가 살짝 삼삼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한 새콤함을 가지고 있어서 침이 계속 고일정도다. 약간 테라에 레몬을 마구 빠트린 느낌(일리가 없다).


번외 : 타이거 라들러를 얼려 먹으면 어떨까? 

타이거 라들러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바로 '얼먹'이다. 약간 요구르트 얼려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스크림 틀에 라들러를 붓고, 냉동고에 얼린다. 잠시 후 딱딱한 맥주 하드바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하면 완성!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굴려서 녹여먹는 맥주.. 아니 간식이 된다.

문제는 이걸 얼리려면 마시다가 만 타이거 맥주가 있어야 할 텐데. 자취생이 과연 맛있게 먹는 맥주를 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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