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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May 23. 2023

냉면 국물 캔은 완벽한 음료입니다

#이색음료_마시는 후루루 냉면 리뷰

인파가 가득한 맛집을 혼자 거닌다. 메뉴를 보지도,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남기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더위를 시원하게 가시게 할 냉면 국물이다. 땀 흘리고 들이켜는 냉면 국물이야 말로 여름 한정 최고의 음료란 말이지. 그렇게 언젠가는 냉면국물 음료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일본에 나타난 '둥지냉면음료', 마시는 후루루 냉면

(마시는 후루루 냉면, 보기만 해도 익숙한 로고가 보인다)

냉면을 캔음료로 만나는 시대가 돌아왔다. 심지어 그 브랜드가 농심 '둥지냉면'이라는 점에서 한 번 놀랐고,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나왔다는데 두 번 놀랐다. 


이 음료의 이름은 '마시는 후루루 냉면(飲む ふるる冷麺)'이다. 둥지냉면 이름이 이곳에서는 '후루루 냉면'이더라고. 그럼 한 번 구해서 마셔보도록 할까? 


그때까지는 몰랐다. 

(진격의... 냉면음료)

한국에서 이 음료를 사려면 최소단위가 30캔이란 사실을(1박스 구매)...



당연하지만 놀랍게도 진짜 냉면맛

(냉면에서 면을 빼고, 고명을 빼고, 고기를 빼면 이런 맛이 날 것 같다... 네?)

마시는 후루루 냉면을 드디어 만났다. 190g의 작은 용량은 눈으로 보았을 때 '저 정도 양이라면...'이라면서 안심하게 만든다. 마치 체급이 한참 아래인 선수와 마주하는 기분이랄까. 물론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는 '저 정도 양이어서 정말 다행이었다.'싶겠지만 말이다. 


캔뚜껑을 열자 익숙한 향이 난다. 시큼하면서 시원한 냉면의 향이 난다. 잔에 따라 보았을 때 제법 우린 듯한 육수비주얼의 음료가 나왔다. 그리고 들이켰는데.


짜다. 아니 간이 굉장히 강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냉면육수에 가까워서 놀랐다. 비빔냉면이 아닌 물냉면의 맛이다. 하지만 끝맛에서 살짝 매운향이 올라온다. 


(마시는 후루루 냉면과 미치동 스파클링, 국수 음료계의 한일특이점)

마시즘에서 이전에 동치미 국물을 가지고 '미치동 스파클링'을 만들 때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수준의 맛 구현이다. 



그래서 냉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결국 냉면을 만들어 먹는 것이 답인가!?)

한 캔 마시고 멈추기에는 너무나 많은 마시는 후루루 냉면이 남았다. 인터넷에 마시는 후루루 냉면의 증명샷을 올리자 많은 분들이 아이디어를 주셨다. 가장 많이 받은 답변은


'저 냉면음료로 냉면을 직접 만들어 봐라'


라는 것이었다. 뭐 바로 만들어보지. 나에겐 둥지냉면이 있잖아? 


(급한대로 만든 마시는 둥지냉면에 사리추가)

놀라운 점은 이 음료는 그냥 마시는 것보다 '냉면'으로 만들었을 때 맛있다. 물론 시중에 파는 냉면육수팩에 비하면 약한 맛이 나지만.. 흐흠 냉면으로 만들어 먹어도 아깝지 않은 맛이다.


그렇게 리뷰 끝! 하려고 했는데...

 


라면을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냉면이 괜찮다면 라면은 또 어떨까?)

라면을 만들어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진행해 보았다. 냉면에 마시는 후루루 냉면 2캔을 넣고 끓였고, 별도의 양념수프, 건더기수프 없이 라면사리만 넣어 면을 끓여보았다(물론 청양고추 토핑을 뿌렸다).


놀랍게... 이게 제일 맛있다. 매운맛은 나지 않지만 라면에 식초를 탄 것 같은 새콤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약간 한국냉면에서 만나 본 적 없는 그런 맛이다. 군침이 도는 것 같다. 그래서 여러 실험을 해보았다.


(이 둘은 절대 같이 먹지 마세요)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 → 미원맛이 강해져서 실패

밥에 말아먹는다 → 밥맛도 입맛도 실패

탄산음료에 섞어 먹는다 → 나름 짠맛이 중화되어서 음료티가 남 

맥주와 같이 먹는다 → 누가 맥주잔에 국물 떨어뜨린 느낌

술 취한 후에 먹는다 → 해장(느낌) 음료로 최고 


하지만 이렇게 만들고도 아직도 20캔이 넘는 '마시는 후루루 냉면'이 남았다. 아직도 이 남은 재고를 보면 어떻게 더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실험정신을 나게 하는 이 음료... 혹시 '어른용 창의력 키트' 같은 것이 아닐까(아니다).



'마시는 냉면'은 괴식의 나라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차음료로 유명한 이토엔은 냉면 이전에는 찌개로도 음료를 냈다.. 너, 너희!)

유난히 독특한 음료가 많은 일본이다. 카레맛 탄산음료라거나, 팬케이크 드링크, 장어 콜라(?)...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제품들이 많다. 이런 화려한 라인업들 사이에서 '마시는 후루루 드링크'는 독특하지만 또 맛있을 것 같은 컨셉으로 이번 여름을 공략하려 한다. 과연 이 이색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마시는 둥지냉면에 대한 실제 반응은 유튜브에서 만날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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