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즘의 콬품명품_만나면 꼭 구해야 할 코카-콜라 수집품
'TV쇼 진품명품'은 20년 넘게 좋아한 방송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집안 대대로 보관 중(이라고 쓰고 방치라고 읽는다)인 물건이 전문가의 찬사를 받고, 높은 가격으로 평가받는 과정은 어린 나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다. 때문에 시골집에 가면 집안 곳곳을 뒤져서 오래되어 보이는 물건을 끄집어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건 집을 어지럽히는 게 아냐! 보물을 발견하는 거라고!
그렇게 찾은 것이 마시즘에서 쓰고 있는 80년대 '코카-콜라 컵'이다. 부엌 구석에서 이 컵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코카-콜라의 오프너(Opener)* 마시즘. 오늘은 당신이 만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코카-콜라 수집품에 대한 이야기다.
수집의 기초는 언제나 '등잔 밑'을 찾는 것이다. 세상에 코카-콜라를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또 코카-콜라 수집품을 가지지 않아 본 사람이 없다. 다만 특별히 보관하지 않았거나, 잊어버렸을 뿐이다.
...라는 마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공략해 보도록 하자.
세계인의 축제에는 언제나 코카-콜라 에디션이 따라온다. 월드컵, 올림픽 등의 행사를 기념한 코카-콜라 굿즈는 그야말로 코카-콜라 마니아들의 첫 번째 수집품이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일명 '호돌이병'이라고 불리는 88 서울 올림픽 코카-콜라병이다.
이 코카-콜라병에는 멋스러운 요소가 모두 담겨있다. 매끈하게 만들어진 병 안에 있는 호돌이 캐릭터, 코카-콜라 로고 그리고 올림픽 로고까지. 한때는 그저 어쩌다 마시지 못하고 보관한 콜라병이었지만, 현재는 사진을 올리면 세계 어딘가의 수집가에게 연락 올 정도로 인기 있는 굿즈가 되었다.
2002 한일 월드컵도 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도 있었지만 88 서울 올림픽을 제일로 치는 것은 역시나 힙스터 중의 힙스터 캐릭터 '호돌이'의 존재 때문이다. 당시 어른들이 코카콜라병을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언정 올림픽 굿즈 무언가는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중에 눈에 띄게 예쁜 것은 '88 서울 올림픽 코카-콜라 뱃지'다. 호돌이가 각국의 국기를 들고 있는 뱃지들은 미국 '월드 오브 코카-콜라'에도 전시되어 있을 정도다. 예쁘고, 튼튼하고, 보관하기도 좋다. 코카-콜라와 올림픽은 언제나 최고야, 짜릿해.
과거에는 코카-콜라를 유리병으로 많이 마셨다. 그런데 그중에는 대용량, 1L짜리 코카-콜라병이 출시된 적도 있다. 생김새는 보통의 코카-콜라병과 똑같이 생겼는데 원근법을 무시하는 듯한 크기는 보기만 해도 듬직하다.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그런 병도 있었지...'하고 아련하게 추억하신다. 당시에는 공병 수집도 참 열심히 하셨단다. 그런데, 아니! 왜! 그것을 저한테 주지 않으시고!
'한때 우리는 요요에 미쳤었죠.' 90년대를 풍미한 사람이라면 장난감 '코카-콜라 요요'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당시 어린이들은 붉은색 코카-콜라 요요로 땅강아지를 만들어서 거리를 쏘다녔다. 각종 묘기는 필수, 코카-콜라에서는 전국 요요 대회를 열 정도였다. 시대를 풍미한 코카-콜라 수집품이라고 할까?
(요즘에는 Responsible Marketing Policy에 따라 장난감 아이템은 만들지 않는다고 하니 더욱 귀하다.)
코카-콜라 컵은 현실에서 가장 구하기 쉬우면서 유용하기까지 한 수집품이다. 마시즘 역시 가장 처음 모은 코카-콜라 관련 제품이 컵이다. 굳이 코카-콜라를 수집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않아도 컵은 필요하기 때문에 주방 찬장에 보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글 로고로 적힌 코카-콜라 잔은 레트로하면서도, 다른 나라의 코카-콜라 잔들과 비교할 수 있어서 좋다. '마시자! 코카-콜라'라니. 문구가 주는 깔끔한 느낌이 좋다. 컵을 보면 일단 무언가 마셔야 할 것 같아.
코카-콜라 수집의 세계는 한국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는 정말 엄청난 코카-콜라 수집가들이 존재한다. 마시즘은 그중 한 명이 내가 몰랐던 친척이거나 그러기를 바랐다. 뭐 알고 보니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름이 존(John)이고 성이 팸버턴(Pemberton)이라거나...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만약 해외에 나간다면 이런 소장품들을 찾아보고 싶다.
코카-콜라가 우주 진출을 한 최초의 탄산음료라는 것은 지난 콘텐츠(지구를 떠난 코카-콜라, 우주 속 상상 이상의 액체가 되다)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를 기념으로 실제 우주에 간 코카-콜라 스페이스 캔 모양으로 소장품들이 출시된 적이 있다.
보기에는 면도크림이 나올 것처럼 생겼지만, 우주에서 마실 수 있게 개발된 캔이라니. 코카-콜라 마니아의 마음을 안드로메다급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굿즈다. 역시 코카-콜라, 우주 최고의 액체.
한국 코카-콜라에 1988년이 기념비적인 소장품이 많이 나왔다면, 미국에서는 1985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기간일 것이다. 코카-콜라가 우주로 진출하기도 했지만, 코카-콜라가 잠시 다른 콜라, '뉴 코-크'로 대체되었던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뉴 코-크는 출시 당시에는 많은 질타를 받았다. 맛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코카-콜라와의 추억은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뉴 코-크는 단종된 이후 인기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코카-콜라를 소중하게 하면서도, 과연 뉴 코-크는 어떤 맛이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마시즘은 뉴 코-크가 단종되고 약 30년 뒤에 재출시 되어 나온 제품을 가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가장 아끼는 코카-콜라 소장품이다. 그런데 1985년에 나왔던 원본을 구한다면? 정말 그것은 가보로 간직해야 해.
할아버지는 신문을 스크랩해두시는 버릇이 있었다. 이를 보고 왜 한국 신문만 모았을까 원통해(?) 한 적이 있다. 1950년 5월 타임지는 왜 보지 않으신 거야? 당시 타임지 표지에는 '코카-콜라'가 그려져 있다. 타임지 표지 최초로 사람이 아닌 제품이 오른 사례다. 그만큼 코카-콜라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해였다.
당시에는 충격적인 표지였지만, 이제 완전히 우리 일상에 스며든 코카-콜라의 의미를 떠올렸을 때 지금 꺼내본다면 너무 멋진 코카-콜라 소장품일 것이다. 캔이나 병, 사물뿐 아니라 이런 타임지도 하나 구비해 놓으면 얼마나 멋질까? 코카콜라의 시대를 마음껏 즐겨볼 수 있을 텐데.
우리가 아는 코카-콜라의 병 모양은 코카-콜라의 맛만큼이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코카-콜라병이 만들어지기 전까지의 병 모습은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코카-콜라의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병은 그 자체로도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코카-콜라병의 역사 자체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전 모습의 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역설적이지만 동시에 쉽기도 하다. 코카-콜라의 기념비적인 해에 이런 옛날 병 디자인의 코카-콜라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것들이 다 비교적 최근이라. 코카-콜라 탄생 200주년을 기념품을 받아보려면... 62년은 더 살아야...
코카-콜라가 병이나 캔에 담기기 전을 기억하는 소장품이다. 당시는 소다파운틴(Soda fountain)이라는 오늘날의 자판기 같은 기계로 코카-콜라를 따라 마셨다. 탄산수가 따로 나오고, 시럽을 따로 섞어야 했지만.
그 시대를 상징하는 코카-콜라 소장품 중 하나는 하얀색 도자기로 만들어진 시럽 디스펜서다. 보기만 해도 어디 박물관에 있을 법한 디자인들이 당시에는 그냥 거리의 자판기 같은 것이었다니. 우리가 지금 맛보고 즐기는 코카-콜라 소장품들도 나중에는 이렇게 멋스러울 수 있을까.
코카-콜라는 음료뿐 아니라 많은 제품으로 만들어져 사람들과 재미있는 추억을 쌓아갔다. 코카-콜라와 관련된 굿즈를 수집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코카-콜라와 사람들, 문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 한 편으로는 지금 우리와 만나는 코카-콜라를 나중에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제야 코카-콜라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코카-콜라는 수집품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라는 음료를 선물하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