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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n 23. 2017

인생은 쓰니까 커피는 달아야 한다

달콤한 하루를 꿈꾸는 그대에게, 조지아 맥스(Georgia Max)

"설탕은 세 스푼, 커피는 두 스푼 그리고 프리마 한 스푼..."


아직 기억한다. 주방에 설치된 라디오에서 나오는 DJ들의 웃음소리. 그 리듬에 맞춰 들썩이는 주전자 뚜껑을 바라보며 나는 엄마와 아빠의 커피를 탔다. 커피 맛을 보면 안 되는 나이. 하지만 엄마가 알려준 123법칙만 지키면 부모님의 미소를 볼 수 있었고 나는 우쭐해졌다.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엄마, 아빠의 품에서 일일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새 눈이 스르르 감겼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가장 달콤한 순간이 아닐까?


아메리카노의 세상 속 한줄기의 달콤함

그렇게 10여 년을 엄마와 아빠의 바리스타로 살고 하산(?)을 했다. 자취를 시작한 것이다. 어디 커피나 마셔볼까 하고 들어간 카페에서 어렸던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깥세상의 커피란 원두를 이용한 고소하고, 씁쓸한 아메리카노가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프림 커피를 찾아 도시를 헤매었다. 때때로 식당 계산대 옆 자판기나 도서관에서 발견하는 자판기는 나에게 응원의 맛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랜 방황 끝에 찾아냈다. 내가 찾던 123법칙의 커피. 바로 오늘 리뷰할 조지아 맥스(Georgia Max)다.


프리마 한 스푼에 담긴 추억의 맛

조지아 맥스에서는 어린 시절에 내가 탄 커피의 맛이 난다. 정확하게 말하면 동서 프리마의 맛이 진하게 난다. 당시의 나는 커피를 마실 수는 없었지만, 프리마를 몰래 입에 털어 넣고는 했다. 프리마의 고소하고, 느끼한 맛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유나 분유와는 조금 다른 보드랍고 달콤함이었다.


조지아 맥스는 보통 라떼보다 무겁지만 달콤한 흔적을 남기며 목을 넘어간다. 설탕으로 단맛을 냈던 조지아 오리지널은 엄두도 못 낼 진한 스킨십이다. 이처럼 달콤한 애정을 지닌 캔커피는 찾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조지아 맥스를 마신 후에도 입에 진하게 남는 단맛은 아쉽다. 입이 쉽게 텁텁해지니까.


이 시대의 미생을 위한 커피

조지아 맥스의 디자인만 보면 커피보다 충전용 건전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실제로 조지아 맥스는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커피다. 밤새 공부를 하거나 피로할 때 우리가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 함량은 60 - 70mg 정도다. 하지만 조지아 맥스의 카페인 함량은 117mg으로 2배에 가깝다. 에너지 드링크는 너무 세니까 조지아를 마신다고 마셔왔는데, 이럴 수가.


이런 사실을 알고 마시는 것인지, 몸이 아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지아 맥스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심지어 직장인들의 인생 캔커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원한다. 이를 보충해주는 것이 당분이라고 한다.


오후 4 - 5시 당이 떨어지는 시간이 되면 자판기와 편의점 앞에 조지아 맥스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000원 내외에 판매되는 착한 가격과 2+1의 할인행사 역시 조지아 맥스를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다.


조지아 맥스를 마신다는 것은 추억한다는 것

오늘도 급히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조지아 맥스를 마신다. 이 진한 달콤함은 엄마와 아빠에게 커피를 타 주던 그때를 기억하게 한다. 그때는 프리마를 퍼먹을 생각에 123법칙을 헷갈린 건 아닌지가 유일한 걱정거리였는데.


때마침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돌아온 사람들이 말한다. “오늘도 캔커피 마셔요?” 나는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인생은 쓰니까 커피는 달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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