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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Aug 14. 2020

익숙한데 다르다?
옆그레이드가 된 음료 5

#스포츠 음료는 탄산음료로, 커피는 차로... 음료의 변신

인파가 없는 거리를 오랜만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편의점에 새로 나온 음료뿐이다. 시국이 시국이라 새로 나온 음료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음료의 모습이 묘하게 다른 것을 발견했다. 미남은 복분자를 좋아해?? 네??


세상이 이상하게 변한 게 분명하다. 파워에이드는 탄산음료가 되고, 조지아 크래프트는 밀크티가 되었다니. 콘트라베이스는 왜 보리차가 된 건데? 혼란의 음료 신상털이 마시즘. 오늘은 익숙하지만 새로 나온 음료들을 알아본다.



운동을 안 하고 마셔도 즐거운

파워에이드 스파클링

운동이라고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건드는 것뿐인 마시즘에게 '파워에이드'는 거리가 먼 음료였다. 이걸 마신다는 것은 평생 탱자탱자 쉬고 있는 근육에 대한 모독이었다. 그런 파워에이드가 스파클링 버전으로 나왔다. 


강조하는 점도 스포츠보다는 이온음료와 비타민, 타우린 등 키보드 파이터인(?) 마시즘에게 어울리는 키워드로 바뀌었다. 심지어 스파클링인데, 칼로리도 엄청 낮잖아? 맛은 연한 것이 미덕처럼 보였던 이온음료들에 비해 강력하다. 그래 이 맛을 운동하는 친구들만 즐기고 있었단 말이지(아니다). 



미녀와 미남 과일의 교과서 같은

미남은 복분자를 좋아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여러모로 아이코닉한 음료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급조한(?) 전설의 CF는 물론이고, 석류 음료의 유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녀... 아니 그전에 여성도 아니기 때문에 이 음료를 마시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이 14년 만에 남성버전으로 나왔다. 미남은 복분자를 좋아해! 이 음료를 보는 순간 깨닫게 되었다. 역시 (당연히) 난 아니었어! 이 음료는 전라북도 고창과 순창에서 생산된 복분자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옛날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감성의 패키지도 인상적이다. 


문제는 이 음료를 들고 계산대에 가기에는 눈치가 보인다는 것뿐이다. 집 앞의 마트가 무인판매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오면 한 번 시음을 노려보겠다. 



대용량 밀크티 시대를 열어준다?

조지아 크래프트 밀크티 라떼

커피 브랜드인 조지아가 밀크티를 냈다. 그것도 캔이 아니라 대용량 사이즈로! 카페를 가기에는 귀찮고, 밀크티는 마시고 싶은 이들을 위한 좋은 선택이 된 것이다. 공차니, 흑당버블티니...를 보며 얼마나 많은 데자와를 마셔왔던가. 이젠 편의점에서도 고를 수 있는 밀크티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맛적으로는 훨씬 연하고 깔끔하다. 이 정도 용량의 밀크티를 다 마시려면 강한 맛보다는 적당한 단맛과 마시고 난 후의 입 안에 깔끔함이 남아야 한다는 것을 노렸다고 생각한다(흑당 버블티가 이 사이즈였으면 다 마시는 게 차력이다). 물론 음료의 겉면이 투명이 아니라 밀크티 색상이라서 내가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 없는 스텔스 기능은 왜 달았을까는 의문이다. 



커피에서 전통의 차로 간다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보리차&녹차

조지아 크래프트가 유럽이 떠오르는 밀크티로 갔다면, 칸타타 콘트라베이스는 전통 느낌의 차로 간다. 콘트라베이스는 로스팅한 보리차와 녹차를 냈다. 커피는 물론 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한국의 음료시장을 반영한 결과물일까? 때문에 칸타타(브랜드)+콘트라베이스(용량)+보리차(맛)까지 이름이 길어진 점이 함정이지만.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차 시리즈의 맛은 다른 차음료들을 단순히 콘트라베이스의 병에 넣은 것은 아니다. 로스팅(쉽게 말해 볶기)을 하여 커피 느낌의 풍미를 잊지 않도록 했다. 커피를 마셔야 하지만, 마시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커피 느낌의 대용 음료가 되는 것일까?



술은 마셨지만 알콜은...

칭따오 논알콜릭

칭따오는 맛은 바꾸려 하기보다는 알콜을 바꾸려고 했다. 바로 논알콜(이지만 0.05%가 들어있다) 버전의 칭따오를 낸 것이다. 술 회사가 알콜을 포기하다니 강호에 도리가... 를 외치기에는 우리 삶에서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마시면 후회하게 될 상황이 참 많지 않은가.


때문에 무알콜 맥주는 어디에서든 환영을 받을 요소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맛이 아쉽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과연 사람들에게 맛의 기대치가 높은 칭따오 무알콜은 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왜 이것을 찾아 편의점들을 헤매다 매번 알콜이 있는 칭따오를 마시게 되는 것일까?


옆그레이드 한 신상 음료들

왜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의 확장일까?


'이름만 들어도 맛이 상상되는' 익숙한 음료들의 변신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음료 브랜드들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름부터 낯선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기보단,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음료 브랜드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뭔가 이름이 알려진 음료들은 시대에 따라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때론 맛의 종류를 변형한 음료가 그 음료의 표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아는 '갈아만든 배' 역시 '갈아만든 홍사과'가 원래의 음료였고, 배는 옆그레이드(기존 맛을 업그레이 한 게 아닌 옆으로 확장한) 버전의 음료 중 하나였다. 익숙하지만 처음 보는 이 음료들은 브랜드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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