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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Dec 11. 2020

[김장특집] 김치와 술, 가장 맛있게 먹는 4가지 방법

김치에 막걸리만 있는 게 아닙니다

마스크가 막아도 찬바람은 불어온다. 코끝에 매섭게 알싸한 고춧가루 냄새가 스친다. 그렇다. 한국인의 연례행사. 가장 설레는 겨울의 페스티벌. 바로 김장하는 날이다. 허리도 못 펴고 배추를 씻고, 마늘을 갈았다. 새빨간 양념에 반신욕을 할 뽀오얀 배추들을 헤아려보는데...


그런데 잠깐. 이 많은 김치를 언제 다 먹지? 그래서 준비했다. 오늘의 음료약국. 의뢰인은 김치다. 김치듀스 101. 김치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술 조합을 찾아보자.  



김맥, 톡톡 튀는 아삭함

(맥주+김장김치)

슈팅스타 부럽지 않은 짜릿한 청량감. 김치에 시원한 맥주는 생각 외로 괜찮은 띵조합이다. 갓 만든 김치의 아삭아삭함이 톡톡 튀는 탄산의 맥주를 만나 궁극의 프레쉬함을 느끼게 해 준다. 마른안주가 입 안을 텁텁하게 만들어서 반작용으로 맥주를 당기게 만든다면, 김치와 맥주는 둘 다 입안을 시원하고 개운하게 만들어준달까? 블랙핑크의 로제도 ‘김맥' 조합을 추천했다.


거기서 끝내야 했는데. 맥주 안에 김치를 넣어마시면 수제 맥주 중에 ‘케이바이스' 맛과 흡사하다고 들어서 마셔보았다. 이건 추천하지 않는다. 혀에 눈물샘이 있다면 울고 싶었다. 왜 단종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갓스키, 시간의 깊이가 만드는 알싸함

(위스키+갓김치)

위스키와 갓김치. 국적도 이름도 다른 둘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일단 익을수록 맛있다. 각각 김장독과 오크통에 묻어두고 오랜 시간 숙성시킬수록 깊고 다채로운 향이 난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알싸하고 화끈한 맛이다.


강한 놈은 강한 놈으로 눌러준다고 했던가. 높은 도수의 위스키를 마시면 입안이 타오를 듯 화끈해진다. 그때, 잘 익은 갓김치를 먹으면 감칠맛이 소용돌이처럼 입안을 감싼다. 독한 입병에 알보칠을 바르면 화끈하게 나아버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



물쏘, 소주에 국물은 국룰이라면
(소주+물김치)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소주 안주로 고기를 먹는 사람과 해산물을 먹는 사람, 그리고 국물을 먹는 사람이다. 만약 당신이 소주에는 국물을 외치는 타입이라면 물쏘를 먹어보자.


매콤 달콤한 물김치와 소주가 섞이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꿀물이 된다. 시원한 물김치 한 숟가락이 입에 남은 알코올을 산뜻하게 씻어준다. 건더기는 안주처럼 오독오독 씹어먹으면 된다. 혹시 소주가 너무 세게 느껴진다면, 소토닉으로 변형할 수 있다.   



막열, 김치계의 클래식

(막걸리+열무김치)

피자에는 콜라, 치킨에는 맥주가 있다면 김치에는 막걸리가 있다. 같은 토종 한국 출신이라 그럴까? 막걸리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김치가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막걸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김치는 바로 열무김치다.


열무김치는 아삭하고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어 단독으로 먹어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두부나 수육이 없어도 열무김치는 주인공 역할을 거뜬하게 해낸다. 냉장고에서 갓 꺼내 시원하고 매콤 짭짤한 열무김치 사이사이로 막걸리가 부드럽게 스며든다. 맵단맵단,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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