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읽어주는 남자가 엄선했습니다
[마시즘 편집자주] 자동차에게 주유소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카페'가 있습니다. 음료 한 잔과 함께 달달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을 하는 곳. 이런 카페에 누구보다 진심인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카페여행자'들 입니다. 매일 전국에 숨어있는 카페를 찾아 출석도장을 찍고, 미슐랭 셰프보다 골목길 바리스타의 커피 한 잔에 열광하는 사람들. 이들에게 카페란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입니다.
인생에서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카페를 찾아 소개하는 마시즘의 위드맵 에디터(@withmap_cafe). 카페를 찾아 전국을 다니다보면 동료를 만날 때가 있다.
오늘 소개할 카페여행자는 '카페 읽어주는 남자(@helikescafe)'님이다. 서울에서 우리가 좋아할만한 카페는 모두 이 분이 읽어준듯 하다. 아빠가 아기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 좋은 카페가 좋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를 소개한다는 이 남자. 그래서 궁금해졌다. "카페 읽어주는 남자가 고른 베스트셀러 카페는 어디인가요?"
카페의 근본은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안녕. 나는 카페 읽어주는 남자, 카읽남. 고된 하루로 지친 당신을 위해, 서울에서 온전히 ‘쉼'을 즐길 수 있는 카페 5곳을 소개한다. ‘#인스타감성', ‘인생샷맛집' 이런거 빼고.
차분한 공간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 망원동 ‘EERT’.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마치 시공간을 건너 뛰고 일본으로 여행을 온 것 같았다.
1층과 2층에도 좌석이 있다. 하지만 가능하면 무조건 ‘바테이블’에 앉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바리스타가 흰 가운을 멋들어지게 입고, 독특한 방식으로 차를 우려내는 것을 눈앞에서 바라보며 모든 공간의 분위기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문과 동시에 천천히 차와 드립커피를 우려내는데, 약 10분 정도가 걸린다. 전통방식으로 브루잉을 하기 때문이다. 느려서 매력적이다. 잠시나마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주소 : 서울 마포구 포은로 105-1
카읽남의 추천메뉴 : 차, EERT 디저트박스
이번에는 타임머신을 타볼까? 광장시장 앞 ‘아마츄어작업실'. 시간을 되돌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글과 시가 가득 담긴 휴식의 공간이 나온다.
이 곳의 원래 이름은 ‘오제도’ . 위로와 영감을 주기 위한 외딴 섬이라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 사람들을 감싸주는 아주 따뜻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와 차, 칵테일과 와인 그리고 글과 시. 낮과 밤에 당신의 휴식에 영감이 될 재료들이 무수히 많은 공간이다. 1인석이 꽤 많이 비치 되어있는 것이 특징. 완연한 쉼과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카페다.
아마츄어 작업실 광장시장점 (@amateurcompany.kwangjang)
주소 : 서울 종로구 대학로1길 31
카읽남의 추천메뉴 : 네모치즈케이크
빨간색과 파란색의 벽을 따라 들어가면 문래 특유의 거친 느낌과 다르게 차분하고,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문래동 카페 ‘아파트먼트’다. 마치 카페계의 토마호크 스테이크같달까?
내부는 부드럽고 감각적이다. 음악도 공간과 잘어울리는 차분한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낮에는 햇살도 따스하게 스며들어서 아늑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려준다. 화이트톤 인테리어에 우드, 파랑, 빨강색이 적절하게 녹아들었다.
특별히 ‘하얀 테이블’이 있는 자리를 추천한다. 탁 트인 창문으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나른하게 쉴 수 있다. 술도 판매하고 있어서 밤에 방문해도 좋다.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77길 12
카읽남의 추천메뉴 : 핸드드립, 홈티라미수
창가의 푸릇푸릇한 잎들, 따스한 햇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에 가만히 집중해보며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연희동 카페 ‘ASK TODAY’
이 곳의 포인트는 아날로그 영사기다. 5초마다 ‘찰칵'거리는 낡은 기계음을 내며 돌아간다. 멍하니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전시회에 들어온 듯 예술가의 감성이 느껴진다.
편안한 우윳빛 화이트톤 인테리어와 잔잔한 영사기 소리. 당신의 하루를 묻기 참 좋은 공간이다. 연남동이나 연희동에서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56
카읽남의 추천메뉴 : 시나몬 크림라떼 (6.0), 패션후르츠 애플티 (6.0), 비건디저트
프랑스어로 ‘한숨을 돌리다’ 라는 뜻을 가진 망원동 카페 ‘레스피레’. 이름만큼 잠시 한숨 돌리면서 편안하게 쉴 수있다.
내부는 프랑스 프로방스의 느낌을 그대로 옮겨놨다. 눈을 두는 곳마다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휴식을 보내기 위해 혼자 와도 좋지만, 로맨틱한 분위기는 견디셔야 할 것 같다.
울려퍼지는 샹송(프랑스 음악)과 함께 감성에 젖기 딱 좋다. 여행이 그리운 요즘. 서울 안에서 작은 프랑스를 만난 것 같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3길 55-24 지1
카읽남의 추천메뉴 : 부라따 크로플, 레몬/바질 버터 크로플
누구보다 다정하고 섬세한 눈길로 카페를 읽어주는 '카페 읽어주는 남자'. 아빠의 무릎에 앉아 세상을 상상할 때처럼, 피드를 넘기는 것만으로 서울 골목가의 카페를 여행할 수 있었다. 나에게 꼭 잘 어울릴만한 카페를 '카페 읽어주는 남자(@helikescafe)'님의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