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상 자전거 종주.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하나로 제주 해안을 따라 이어진 루트를 뜻한다.
제주 해안 자전거길은 섬을 한 바퀴 도는 순환 노선이고 총 10개 인증센터가 길을 따라 이어진다.
‘전 구간 비슷한 난이도겠지?’
여행책자에 나오는 4등분 된 제주도 자전거 코스를 보고 생각했다. 기본코스라고 소개된 3박 4일 일정은 초보자인 나에겐 너무 무리가 될 거 같으니 기록보다는 완주에 목표하며 여유있게 5박 6일로 계획했다.
네이버 지도로 검색해 보니 첫 구간이 35km
예상 이동 시간은 2시간 30분
이 정도면 여유 있었다. 남는 시간도 많고 제주도에 가는 거니까 해안도로에 있는 핫플 들리고 인생샷도 건져서 인스타에 올려야지.
아 그리고 날씨는 제주도니까 변덕스러울 테니 우비까지 챙기면
정말 완벽한 그림이다.
공항에 도착해 사설 자전거 대여소에서 예약한 가장 튼튼해 보이는 MTB를 받았다. 짐칸엔 가방 그리고 인생샷을 위한 대형 삼각대로 꽉 채웠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유심히 보시더니만
“짐이… 너무 많으신데요.”
나는 속으로 ‘어차피 천천히 갈 거라 괜찮은데..’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걱정을 웃어넘겼다.
첫날은 공항에서 가까운 용두암 인증센터에서 출발해, 북서쪽 방향의 다락쉼터 인증센터를 지나 제주의 가장 인기 많은 애월로 향하는 코스로 시작했다.
용두암은 공항에서 자전거로 10분 남짓이면 닿을 만큼 가까웠다.
용의 머리를 닮아 이름 붙여졌다는 그 바위는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주변의 절벽과 짙은 파란빛 제주 바다는 한눈에 봐도 압도적이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빨간 전화박스 모양의 인증센터에 잠시 멈춰 서서 자전거 대여점에서 받은 인증서에 첫 도장을 찍는 순간, 괜히 마음이 벅차올랐다.
날씨도 화창했고 출발부터 모든 게 순조로웠다.
용두암을 뒤로하고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파란 바다를 옆에 두고 달렸다. 이호테우 해변의 조랑말 등대를 지나자 본격적인 해안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제주도는 올레길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다. 해안도로 역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뿐만 아니라 커다란 배낭을 메고 걷는 트레킹 여행자들도 곳곳에서 마주쳤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와 함께 큰 배낭을 메고 걷고 있던 모녀가 가장 인상 깊었다.
모두가 각자의 속도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도전을 하고 있는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