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도쿄 유니클로와 대전 성심당

by masissda

20대 초반 도서관 앞의 조그마한 동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동네 카페들이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은 창업을 철저하게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커피는 신기하게도 같은 원두라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늘 같은 맛을 유지하고자 했던 사장님께 내 에스프레소샷은 하나하나 지적당하기 일수였다.

사장님은 업무 말고도 근처 상인들과도 친근하게 지내고 단골을 만들기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서빙이나 청소 외에도, 단골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업무의 일부였다.


그때 알게 됐다.

장사는 맛만 신경쓰는게아니라

고객도, 주변 상권도 신경 써야 하는 일이라는 걸.

당시 사회초년생이었던 내가 옆에서 보기에 꽤나 피곤한 일이었다.



4장

도쿄 유니클로와 대전 성심당



한국의 청담이나 명동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도쿄 긴자에는 유니클로의 대표 플래그십 스토어 두 곳이 있다. 바로 유니클로 긴자점과 유니클로 도쿄점이다.

똑같은 제품일 텐데 점포를 두군데나 연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었지만 직접 방문해보니 두점포만의 특색을 다르게 하여 두군데 방문을 유도하고 있었다.


유니클로 긴자점에 처음 들어섰을 때 정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는데 12층의 좁고 높은 건물에는 1층에는 설치미술(진자로 움직이는)로 시선을 끌고 각 층마다 소규모 전시공간을 세워 여러가지 사회공헌들과 환경을 고려한 노력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줬으며 스포츠 라인엔 콜라보했던 스포츠 선수들의 싸인도 전시해 놓는등 다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옷가게라기보다 전시회같은 느낌에 맨 위층에는 ‘UNIQLO COFFEE’라는 자체 브랜드 카페가 있어 커피도 즐길 수 있고, 브랜드의 약력을 소개하는 공간도 있으니 진짜 전시회를 한편 보고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6층에서(*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판매중이었던 제품이었다.

긴자의 스페셜 콜라보레이션 이라는 주제로 긴자의 로컬 가게들과 협업한 제품 맥주 가게, 빵집,밥집 등 여러 가게들의 위치와 역사가 소개되어있었으며 그들의 로고와 제품을 귀엽게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한다.


마치 관광객에게는 ‘도쿄 여행의 기쁨’을, 현지인에게는 ‘도시의 자부심’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들의 ESG경영 홍보와는 또 다른 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자 콜라보는 진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기획이었다.




유니클로 도쿄점은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Herzog & de Meuron’이 리모델링을 맡은 건물로도 유명하다. 건축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느껴질 만큼, 긴자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상적이었던 건 건물 외관이었다. 노출 콘크리트에 가까운 질감과 외벽을 따라 둘러진 띠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마치 네온사인처럼 공간을 감싸며 굉장히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별했던 점은 문화와 패션의 결합이었다.


1층에는 지역 꽃집과 협업해 생화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고 도쿄점에선 단순히 옷을 디스플레이한게 아닌 일본 작가들의 책을 테마로 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책과 어울리는 분위기의 티셔츠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마치 ‘문화를 입는다’는 감각을 체험하게 해주었다.


긴자점이 도시의 감성과 지역성과 어우러진 느낌이라면, 도쿄점은 건축과 콘텐츠

그리고 문화적 큐레이션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공간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여러 리스크등 이유로 자국 이미지의 경계가 모호한게 많지만 내가 느끼기에 유니클로는 오히려 ‘일본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래서 유니클로 대표 점포에서 일본관광지 긴자의 역사와 오래된 상권들을 담고 일본 작가의 소설을 소개하는 등 자국의 문화를 더 섬세하게 드러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인상이다.

헤르조그가 디자인한 유니클로 'peace for all' 티셔츠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느낌이 든 기업이 있다하면 그것은 대전의 성심당이었다.

한때 ‘노잼도시’라고 불렸던 대전, 그 대전의 이미지를 바꾼 건 빵이지 아닌가 싶다.

성심당은 전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 목적지’가 되었고, 아시아 경제에선 연간 방문객 수를 1000만 명 이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2024년 성심당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37억원, 478억원이며 파리바게뜨를 누르고 국내 빵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출처: 헤럴드경제)


빵 맛도 좋고 가성비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상징성이 성심당의 가장 큰 힘이다. 서울에 점포를 열지 않고,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전략은 지역 관광과 상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정말로 매년 대전에 빵사러 가면 성심당을 중심으로 문화재에서 볼법한 간판과 이정표가 늘어나고

관련된 아니면 협업하고있는 가게들을 보거나 최근엔 성심당문화원을 방문했는데 성심당 관련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어서 점점 더 성심당을 중심으로 대전의 은행동이 문화재가 없어도 관광명소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기사로 자주 접하는 성심당의 여러 지역상생 혹은 직원복지 정책들과 채용 규모도 적지 않아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착한 기업이기도 하니 대전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만하다.




그렇게 성심당 외에도 놀 거리, 볼거리, 여행 기념 아이템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걸 보며 대전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나는 또 하나의 숨은 명소를 발견했다. 바로 독립서점 '다다르다'었다.


서점 ‘다다르다’

공간의 구성, 선별된 책들,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고, 2층 건물에는 햇빛이 잘 들어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집을 잘 읽지 못하는 나지만, 왜인지 서점지기님의 추천을 받아 읽어 보고 싶었다.

서점지기님의 취향이 느껴지는 추천 시집은 솔직히 내게는 조금 어려워서 구매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소견에 책과 공간,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이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서점지기의 매달 직접 쓴 짧은 문장 한 줄이 영수증에 함께 인쇄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고른 책의 영수증에도, 작고 따뜻한 한 줄이 적혀 있었다.

그 문장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


4. 여전히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엔 ‘도쿄 유니클로’와 ‘대전 성심당’을 왜 한 챕터에 묶어서 이야기하나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감정은 같다. 단순한 기업을 넘어, 그 지역과 나라를 대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공간 속에 녹아 있다는 것.


지역과 상생하는 브랜드는 결국 그 지역의 특색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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