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여행을 위해 숙소 검색하다가...

by 메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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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서인지 엊그제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산에 남아 있다. 눈 쌓인 겨울산은 선이 또렷해 보인다. 밤에 바라보면 산의 흰 눈이 더 또렷이 보이고, 산 위에 떠오른 별도 공기가 맑은지 빛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추위를 더 느낀다.


이런 분위기가 좋아 며칠 여행을 다녀올까 하고 여기저기 숙소를 찾아봤다. 그런데 검색을 시작하자마자 가격과 시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펜션은 대체로 1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입실은 오후 3시, 퇴실은 오전 11시로 정해진 곳이 많다. 민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찾다가 결국 그 시간까지 가고서야 포기했다. 속으로는 ‘호텔도 아닌데 왜 이렇게 딱 잘라 정해 놓았나’ 싶은 마음도 든다.


예전 민박의 기억이 따라온다. 민박집에 가서 “이틀만 잘게요”라고 하면 그걸로 끝이던 때가 있었다. 조식이니 석식이니 안내가 없어도, 주인이 식사 시간에 손님이 끼니를 못 챙긴 것 같으면 “이리 와서 아침이나 드세요” 하고 불러주곤 했다. 떠나는 날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았다. 오후쯤 “오늘 몇 시에 출발하냐”고 한 번 묻고, 집에 있던 과일이나 찐감자, 찐고구마, 찐옥수수 같은 것을 한두 개 쥐여주기도 했다. 그땐 여행도 참 따뜻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라떼’를 얘기한다고 핀잔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지금은 여행 환경이 바뀌었고, 운영 방식도 달라졌을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납득해본다. 다만 어젯밤 검색으로는 알 수 없는, 그런 편안한 쉼터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예약 없이 떠날까 망설이기도 했다.


또 일본 북부 쪽을 알아보고,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도 찾아봤다. 여러 시간을 결정을 못 하고 눈꺼풀이 무거워져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늦게 잔 것이 바로 후회가 됐다.


아침에 다시 이것저것을 보다가 겨울철엔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제주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를 보았다. 어젯밤 검색만 하다 잠든 나로서는 해외로 여행가겠다는 마음에 공감이 된다. 솔직히 국내 여행하면서 1박 20만 원 숙박비라면, 일본, 동남아 등으로 여행하겠다는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 저 시골 산골의 허접한 펜션도 13~14만 원 하니까. 이렇든 저렇든 주머니가 가벼운 나로서는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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