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탄생 2] 극한직업, 그녀의 남편
성실한 남편은 그날 유난히 힘들고 피곤했다. 회의도 많았고 현장에도 많이 가야 해서 퇴근도 조금 늦었다. 그래도 오늘은 기념일이니 그녀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풍성한 꽃다발을 준비했다. 퇴근길에 꽃집에 들렀다가 오느라 평소보다 귀가는 더 늦어졌고 그는 더 피곤해졌지만 그녀가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예상대로 그녀는 꽃을 받고 너무 좋아했다. 그는 원래 파스타를 만들어주기로 했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음식을 배달해서 먹어도 되는지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녀는 당연히 괜찮다며 음식을 미리 시켜놓았다. 그녀는 식탁에서 식사하자고 했으나, 그는 "우리 평소 하던 대로 거실 테이블에서 먹자"라고 했다. 그들은 티브이를 시청하면서 신나게 웃었고 식사도 너무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그는 그날 업무가 너무 많아 아주 피곤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와 한참 티브이를 보았고,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파에서 잠들었다. 소파에서 잠들뻔한 그에게 그녀는 "오빠 방에 가서 자요" 했다. 침대에 누워 자려고 했던 그는 그녀가 울먹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너무 피곤한 그는 연거푸 그녀에게 사과를 했고, 결국 그는 그녀의 서운함을 풀어주느라 새벽 1시가 넘어서도 잠에 들지 못했다.
연애 초반에 오빠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하길래 내가 "그럼 나를 키워" 했던 게 정말 현실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신기해 ㅋㅋㅋ 오빠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이 사람과 어떻게 될까. 이다음은 어떨까? 이런 궁금한 시간들이 모여서 지금의 우리가 된 것 같아. 예전의 오빠와 또 그때의 나도 서로의 마음에 쏙 들었지만 지금 오빠와 함께 두 해를 보내온 지금의 나는 무척이나 스스로에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 있어. 지난 2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기분에 따라 감정이 들쑥날쑥하고 몸무게도 들쑥날쑥한 내 옆에서 나를 항상 예뻐해 줘서 고마워. 항상 모든 게 그냥 괜찮았던 내가 불편함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고, 내가 혼자 부당한 일을 감수하면 안 된다고 알려줘서 고마워.(물론 그래서 오빠가 지금 더 피곤해졌지만 ㅋㅋ) 그 모든 걸 감수하고서도 내가 상처 안 받는 방법을 찾아가게 도와줘서 내가 더 행복해진 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불안할 만큼 정말 딱 좋은 것 같아. 이게 다 오빠 덕분이야. 내 남자 친구, 내 애인, 이제 내 배우자 OOO 님. 항상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 신랑에게 신부가 보내는 편지(201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