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인 우리의 일기
마망 : 이거 볼까?
오빠 : 아니 이거 말고 기분 좋아지는 거 보자.
오빠 : 난 이런 프로그램 싫어.
마망 : 왜? 슬퍼서?
오빠 : 슬프긴. 아니거든?
마망 : 왜 할머니?
할머니 : 징한께. 저런 거 보고 있으믄 징해.
오빠 : 나는 천덕꾸러기 와이프와 살고 있다.
마망 : 천덕꾸러기가 뭐야? 좋은 거야?
오빠 : 으응 ~ 천하의 덕이 많은 사람!
마망 : 응? 뭔가 아닌 것 같은데? 에헴.
마망 : 할머니 나 누워있는디 에프킬라를 얼굴에 뿌리믄 어떡해잉
할머니 : 안 죽어야. 모구 새끼들한테 뜯기고 싶냐잉.
마망 : 오빠 악 내 얼굴에 뿌리면 어떡해!
오빠 : 아니야. 이거 인체에 무해하데!
마망 : 응? 그런 게 어디에 쓰여있어?
오빠 : 이것 봐 "가족 안심" 이래.
오빠 : 마망아 물건을 사면 함부로 다루면 안 돼.
마망 : 왜? 아까우니까?
오빠 : 그런 게 아니고, 물건을 함부로 하면 흠집이 나잖아? 그럼 물건에 대한 애정이 떨어져. 그럼 그 물건이 싫어지거든. 그러니까 뭐든지 소중하게 다뤄야 해. 알겠지?
마망 : 알겠어 오빠.
마망 : 어머니 솜씨 너무 좋으시다 오빠. 할머니가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
오빠 : 엄마가 몇 개월 동안 내내 뜨개질을 했나 보더라고. 별건 아닌데 할머니가 좋아하시면 좋겠다.
마망 : 당연히 좋아하시지. 우리 할머니가 나 어릴 때 모시옷도 직접 바느질해서 만들어주고 그랬는데. 그때는 친구들이 막 놀리고, 나도 아저씨들이 여름에 입는 옷 같아서 창피했거든? 근데 지금은 그게 되게 그립다?
마망 : 할머니 ~ 왜? 무슨 꿈 꿨는데?
할머니 : 아니 그냥. 꿈에 계속 니가 나오고. 방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무슨 소리가 들리믄 니 목소리 같고 그래야. 아가 별일 없지야?
마망 : 응 할머니 별일 없어. 걱정 마셔. 식사는 하셨어?
할머니 : 했제. 약도 잘 챙겨 먹고 그래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