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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ng Dec 16. 2021

엄마의 가능성

데버라리비, 살림비용


• 아버지는 세계에 나아가 보고 온 것 중 일부를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우리는 우리가 매일같이 꾸려 가는 생활을 편집해 전한다. 우리 어머니들은 이러한 생활 가운데 우리와 살아가고,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모든 걸 어머니 탓으로 돌린다.(데버라리비, 살림비용 105쪽)

 오늘의 이야기

32년 동안 식당을 했던 엄마 아빠 덕에 나는 그들의 직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온갖 취미 생활과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아빠가 그곳에 있었고, 매번 식당을 지키고 앉아 가게를 돌보던 엄마가 있었다.


사냥, 낚시, 등산 등 온갖 취미 생활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아빠의 손에 오늘은 뭐가 들려있을지 궁금했다. 나를 두고 멀리 다녀온 그가 밉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아빠는 그래도 되고 엄마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행동 반경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라 안심했다. 엄마의 친구들도 모두 내가 아는 어른들뿐이라 다행이었다. 엄마는 내가 모르는 일은 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엄마 아빠랑 처음 만났을 때 어땠어?" 내 질문에 엄마가 답했다. "너희 아빠랑 만났을 때 더워서 내가 맥주를 꿀꺽 꿀꺽 원샷했더니 아빠가 나중에 그러더라. 이런 여자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더라."

낯설게 앉아있던 젊은 엄마와 아빠랑 생각한다. 맥주를 마실 줄도 알았던 젊은 순자를 빤히 본다. 상상되지 않을 만큼 넓었던 그녀의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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