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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준 Feb 07. 2018

연민의 마음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읽고

인간의 눈물은 자연이 인간에게 온화한 마음을 주었다는 증거다
(Nature, in giving men tears, bears witness
that she gave the human race the softest hearts)



자연은 인간에게 온화한 마음을 주었다.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이 마음이 타인의 고통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연민(compassion, pity)'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마음이 이성(reason)의 작용으로 부패할 때,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고 계산적인 존재, 즉 합리적인 존재가 된다고 한다.



사회화를 통해 타인의 고통에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된 부패한 인간은, 자신이 "발전된" 인간이라는 착각 속에서 합리적 인간이라는 임의적인 인간상을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는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소유하려 하고, 남들을 정복하려고 든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상이 세대를 거쳐 어느새 우리의 온화한 본성을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버렸다.


실제로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매일 남들과 비교하여 자괴감에 빠지고, 남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고,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실패하며 좌절한다. 그래서일까? 주변을 돌아볼 여유는커녕 우리는 이 불평등한 세상에서 내 마음 하나 간수하기 힘들어 몸부림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루소는 분명 우리에게 말했다.

"자연은 인간에게 온화한 마음을 주었다."

비록 이 온화한 마음이 한 때 이성도, 지식도, 선호도 없는 "무자아"의 자연인에게만 존재했던 마음이라 할지라도, 우리에겐 그 본성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우리의 본성을 찾아야 한다. 연민의 마음이 부패해 불평등을 낳았으니, 불평등을 이겨내기 위해 다시 연민의 마음을 가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다행히 루소는 연민이 아주 쉬운 것이라 설명한다.

"Do what is good for you with as little harm as possible to others."

"스스로에게 좋은 것을 하되, 남에게 최대한 적은 피해를 주는 방향으로 해라."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무엇이 남에게 피해가 되는지 조금만 고민하는 연습을 한다면,

남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면,

우리는 불평등을 이겨낼 힘의 원천을 얻게 되지 않을까?



"His duties toward others are not uniquely dictated to him by the belated lessons of wisdom; and as long as he does not resist the inner impulse of compassion, he will never harm another man or even another sentient being..." (Rousseau, 1987, 35).





Rousseau, Jean-Jacques. "Basic political writings: Discourses on the Origins of Inequality." translated by Donald A. Cress. 1st ed. Indianapolis: Hackett Publishing Company.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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