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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Feb 11. 2020

나는 누구인가

끝이 없는 여정

따뜻하고 편안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갈수록 무거워지는 고독을 감내하며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단 한 번만이라도 이르고자 함은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란다. 그럴 수만 있다면 심장이 터질 때까지 울고 웃으며 미련 없이 긴 여행을 끝낼 수 있다고.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 가사의 맥락이다.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아마도 완성하지는 못 할 것이다. 

때로는 사랑하고 감싸줘야 할 것이고 때로는 엄격하고 냉정해야 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죽일 듯이 미워하면서 때로는 지겹고 때로는 두려운 순간을 반복 또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솔직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때와 장소도 가리지 못하고 필터링 없이 입 밖으로 내던지는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좋았던 분위기를 뒤엎으며 내 장점은 솔직함이라고, 정의는 살아있다고, 세상을 바꾸기 위함이라고 한다. 경극보다 두꺼운 화장을 하고 서서 뻔뻔하게 맨 얼굴이라고 믿고 우겨대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본다. 


나와 내가 왜곡 없이 만나는 순간을 위해 내면에 들끓는 욕망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을 원하냐고 끊임없이 묻고 대화하고 화내고 사랑해야 한다. 이런저런 자잘한 욕심들, 강요된 무엇들을 다 걷어내고 진짜 원하는 게 뭐냐고 묻고 대화하고 화내고 사랑해야 한다. 그러고는 매번 들은 것들을 외면으로 꺼내오기까지 억겁의 겹을 거치고 거쳐 또 다른 소리를 내고 만다. 하지만 순수한 내면의 것들과 외면의 것들이 서로의 뽀얀 살을 맞대고 있는 그곳에 찰나의 순간에라도 닿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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