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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Dec 23. 2023

장거리냐 단거리냐

호흡법부터 다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늘 어렵다. 시간이라는 놈은 앞으로 볼 땐 저만치 줄지어있는 것 같았는데, 뒤로 보면 순서도 없이 막 지나가버려 뒤엉켜있다.


스티브 잡스는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데 그것도 거짓말이다. 단지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찐하게 살라는 뜻이겠지. 100m 달리기와 마라톤의 전략이 같을 수는 없다.

이게 바로 인생의 맹점이다. 아무도 내 인생이 몇 미터짜리 달리기 인지 몇 킬로미터짜리 달리기인지 알 길이 없어 뭐가 올바른 태도인지 갈팡질팡한다는 것이다. 단거리라면 숨도 멈추고 달려가는 것이 맞을 테고 장거리라면 호흡을 고르고 코스에 따라 체력을 안배해야 할 것이다.


인생이 잠깐 놀다가는 소풍 같다는데,  80세  할머니도 인생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던데, 그럼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을 사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나는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라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가족들과만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함께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만 말할 것이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근데 단거리가 아니면 어쩌지. 때로는 내일을 위한 인내도 필요하고 투자도 필요한 게 아닌가. 가족들과 마지막인 줄 알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잠들었는데 내일도 모레도 눈이 계속 떠지면 어쩌지. 그럼 낭패다. 다르게 살아야 할 텐데.


오늘 이 순간 놓치면 안 되는 것은 무엇이며, 한 달, 일 년 뒤까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5년, 10년 뒤를 보고 해야 할 일은? 20년 30년 뒤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다 문득 감사한 마음까지도 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순간을 살되 영원을 생각해야 하는 것. 그것은 마치 장거리의 전략과 단거리의 전략을 수시로 바꿔가며 달리는 것 같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사진출처 :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78058">Pixabay</a>로부터 입수된 <a href="https://pixabay.com/ko/users/12019-12019/?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78058">12019</a>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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