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증원' vs '의사 수 동결'
요즘 한국이 의사 증원(增援) 문제로 난리인 것 같다. 국가는 의대 정원을 늘려 국민 1000명당 의사수를 OECD기준에 맞춰보려는 정책을 냈고, 의사들을 파업을 불사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 이슈를 두고 찬성과 반대가 생기는 것은 사실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있기 마련이다. 반대의 주장을 펴는 정부도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고 의사도 '국민을 위해서'라고는 하나 그건 양쪽 다 거짓말이라기보다 가장 유리가 조각을 드리미는 것이다. 아무리 팩트를 들이밀고 싸워도 각자 해석은 지 하기 나름이다. 정치적 성향과 의사들의 이권, 사회적 정서, 의료계의 역사와 수준,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 등등 각자의 해석이 달라지는 이유는 끝도 없다.
한국 사람들이 독일에 살면서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과 다른 의료시스템이다.
독일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료보험 가입이 의무적이다. 한국은 국가가 바로 관리하는 '국민건강보험'이 있고 다른 실비보험이나 암보험 등등을 일반 보험사의 것을 가입하지만 독일은 시스템이 다르다.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국민건강보험'같은 것은 없고 모든 독일 거주자는 일반 보험 회사에 있는 상품을 가입하는 식이다. 그러나 회사가 운영하는 보험이라고 다 한국식 사보험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중에는 '공보험(Gesetzliche krankenversicherung)' 제공하는 회사들과 '사보험(Private krankenversicherung)'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다.
공보험(GKV)의 의무 가입 대상은 연간 근로소득 상한선(2023년 기준: 69,300유로) 아래이며 미세액 한도(월 538유로) 위에 있는 모든 근로자들이며 자율 가입 대상자들은 매월 규칙적으로 5,775.00유로(2024년 기준) 이상의 월급을 1년 동안 받는 경우, 그리고 의무 가입이 불가능한 자영업자, 학생들 - 예를 들어 30세 이상인 학생들이다.
공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흔히 동네 병원(Praxis)이라고 하는 1차 병원 방문 시 돈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차례 되면 의사 진찰받고 카운터도 안 들리고 쓍하고 나가면 된다. 그러나 모든 경우는 아니다. 독일 유학 초기에는 나이도 어리고 아직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보험료를 내고 공짜진료를 받는 느낌이 좋을 수 있다. '와 이게 독일이구나!' 그러나 점점 사보험 가입자만 받는 병원을 만나고, 사보험 가입가만 대우해 주는 병원을 만나기 시작하다가 치과 진료라던가, 사고를 당한다던가 하면서 공보험과 사보험의 차이를 실감하는 때가 오기도 한다.
제일 중요한 보험료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대학생들은 보통 100 - 200유로 정도를 내지만 직장인의 경우 또는 만 25세가 넘어가면 가족 보험료 면제 연령이 넘게 되어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이 아닌 성인의 경우 수입에 따라서 보험료가 많이 달라진다. 한국과의 비교를 위해 대략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한 달에 3,000유로의 총수입을 가진 직원은 229.50유로 - 259.50유로 정도를 납주하고, 한 달에 3,000유로의 총수입을 가진 자영업자는 보험에 따라 월별로 465유로 - 600유로 정도를 납부한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보험료의 반을 납부해 주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보험료는 대충 500유로(2024년 2월 기준 약 73만 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세세한 조건에 따라 너무 복잡하게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이 범위에 모두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제 대충 배경 설명을 했으니 독일 병원을 체험해 볼 시간이다.
'독일의 병원'의 첫 번째 특징은 불편함이다.
한국은 동네마다 각각의 과마다 병원들이 즐비하다. 내과, 소아과, 치과, 피부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등 웬만한 일반 진료과목들은 전부 동네에 다 있다. 그러나 독일은 그렇지 않다. 일단 동네의 개념이라는 것도 달라서 병원뿐 아니라 벽에 박은 못하나를 사려고 해도 차 타고 어딜 나가야 하는 것이 일상인 독일이지만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병원이 있다면 운이 좋은 경우다.
그러나! 병원에 아무 때나 막 걸어가면 치료해 주고 그런 곳이 없다. 보통은 모두 예약제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예약(독일어 : Termin(테어민) - 독일에 살면 뭔가 무서운 단어)이 없으면 십중팔구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문제은 여기에 있다. 몸이 너무 아파서 출근도 못하고 끙끙거리는 몸을 이끌고 '아.. 빨리 병원 예약을 하고 가야지...' 그렇게 전화를 하면 너무 냉정한 카운터 간호사가 2주 후에 날짜를 준다. 아니 지금 아픈데 2주 후에 병원에 오라는 게 말이 되나? 2주 동안 계속 아프라는 거야 아니면 나았다가 2주 후에 다시 아프라는 건가.
실 예로 필자가 이가 너무 아파서 잠도 잘 못 자고 먹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어제 치과에 전화를 했고 거의 2달 뒤에 진료예약을 받았다. 요즘에는 독일도 앱(app)이라는 최신 문물을 활용하면서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너무 아픈데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할 때가 많다.
응급실
너무 아프면 응급실을 가면 된다. 한국에서는 사고가 나던지 실신을 해서 실려가는 곳만이 응급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독일은 급하면 가는 곳이 응급실이다. 아니 응급실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듯이 응급실은 먼저 온 순서대로가 아닌 급한 순서대로 진료를 한다. 그래서 구급차로 실려 온 사람들은 바로 의사가 상태를 체크하거나 수술대로 들어가겠지만 걸어온 사람은 한참을 기다린다. 제 발로 올 정도면 몇 시간 기다릴 수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그것도 참을 수 없을 정도면 집에서 구급차를 부르고 바닥을 뒹굴면 응급실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의사가 구급차를 타고 올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하면 구급차 비용은 보험처리가 안되며 300 - 1000유로 정도를 납부해야 하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일단 접수를 하고 한참 기다리고, 차례가 되면 작은 방에 들어가서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체크를 한다. 사실은 어느 과로 보내야 할지 체크하는 것에 더 가깝다. 그러면 또 한참을 기다려서 응급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진료실 앞에서 또 한참을 기다리면 그때 의사를 만난다.
그 의사가 한국처럼 무슨 주사를 놔주고 링거를 놔주고 할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마 어디 외상을 입어서 급하게 간 것이 아니라면 항생제나 연고 처방전을 받아서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 한국의 동네 1차 병원 보다 소극적인 진료를 해준다는 뜻이다.
그럼 동네 병원은 뭐 하냐. 사실 프락시스(Praxis)라고 하는 동네 병원은 딱히 하는 일이 없다. 치료라기보다 진찰을 해서 더 큰 병원(Krankenhaus)이나 특정 전문 병원에 보내야 하는지만 보는 것인데 솔직히 말해 전혀 믿을 수 있는 무엇은 아니다. 동네 병원에 전문 장비가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하는 경우는 전문 검사소(Diagnose)로 보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또 날짜를 잡고 또 몇 주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 경우가 아니라면 물론 청진기도 하고 입안도 좀 보고 오감으로 진찰을 하지만 거의 환자가 얼마나 아픈 척하느냐로 진단을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아픈 정도와 상태를 독일어로 설명하기도 힘들고, 생긴 것도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동양인이 받는 처방은 뻔하다.
보통 며칠 쉬라고 하는 말과 '물 많이 마셔라' '잠 잘 자라' 정도의 처방과 약국에서 사는 간단한 약을 처방해 준다. 직장에 제출할 병가 진단서 필요하냐고도 물어본다. 그러나 한국의 병원과 매우 다른 특이한 점이 또 있다. 하나는 항생제 처방을 웬만해선 잘 안 해준다는 것과 술, 담배 하지 말라는 말을 안 한다는 것.
암 환자에게도 술, 담배 하지 말라는 말을 안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봐야 하는지 죽던지 살던지 알아서 하라고 봐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독일 1차 병원들이 얼마나 항생제 처방을 꺼리는지, 항생제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겠다.
몇 년 전부터 여름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에 쏘여 고생을 했다. 쏘이는 건지 물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에는 느낌이 없다가 집에서 자꾸 손이 가서 보면 피부에 아주 조그만 빵꾸가 나있고 피가 조금씩 새어 나온다. 벌은 확실히 아니고, 진드기면 머리를 박고 있을 만도 한데 단 한 번도 내 몸에 박혀있는 진드기를 본 적이 없다. 확실한 건 첫날에는 괜찮다가 2-3일이 지나면 피부가 점점 빨갛고 단단해지면서 너무 가려워진다. 가렵다 못해 아프게 돼서 긁을 수도 없어진다. 잠은 고사하고 일상이 불가능해지능 상황이 된다. 그런 벌레를 물린 첫해는 동네 피부과에 갔다가 결국 씨알도 안 먹히는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고 밤 잠을 못 자고 고생하다가 결국 응급실을 갔다. 거기서 드디어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생제 처방을 받아 나았다.
문제는 그다음 해 여름이다. 어디선가 또다시 벌레에 물렸고 '아... 작년에 그거구나...'를 직감했다. 동네 피부과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이거 내가 작년에도 물렸는데 그냥 알레르기약 먹어서는 안 되고...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이 의사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냥 자기를 믿으란다. "내가 의사지 니가 의사냐"면서 무조건 된다면서 그래도 안되면 내일 또 병원에 오란다. 처방은 진짜 개판이었다. 무슨 반죽 같은 것을 거즈에 발라서 가려운 부위에 덕지덕지 붙였는데 제대로 고정이 안 돼서 너덜너덜 난리도 아니었다. 당연히 하루 종일 괴로워하다가 한숨도 못 자고 다음 날 아침 병원 문 열기 전부터 가서 기다렸다. 의사가 오자마자 "거봐 내가 안된다고 작년에 응급실에서 받은 항생제랑 연고 처방해 달랬잖아."라니까 엄청 짜증을 내면서 "아 그럼 지금이라도 다른데 가!"라고 하지 않는가. 상급 병원에 갈 수 있는 소견서(Überweisungsschein)를 받아서 기분 나쁜 마음과 함께 다시 응급실로 갔다.
그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같은 프로세스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그냥 응급실로 바로 갔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과 연고를 가지고 와서 병원도 안 가고 해결이 됐다. 독일의 병원은 일단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터진 것만 막는다
독일의 일처리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후처리다. 한국은 뭐든지 예방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한번 부분이 망가지면 전체를 새것으로 갈아 없는 일처리 방식이다. 하지만 독일은 고쳐쓰기를 좋아한다. 건물도 골조를 남기고 밖에만 새로 만든다던지, 물건도 고장 난 부분만 고쳐서 다시 쓴다던지 하는 식이다. 그리고 사람 몸을 대하는 방식도 그렇다. 한국처럼 종합건강검진이라는 것은 없고 아픈 곳이 있다면 그것만 검사한다.
그러나 일단 중증 환자로 분류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급 병원에서 중증 환자로서 치료를 받게 되면 많은 부분 보험에서 공제가 되기 때문에 비용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은 사보험을 따로 들지 않았다면 집안이 휘청일 중병도 보통 다 커버가 된다. 그리고 그 병에 대한 담당의사가 책임지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병을 악화시킬 만큼 긴 예약 대기 시간을 갖지도 않는다. 그때부터는 무언가 잘 짜인 시스템대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한국의 응급의료 시스템은 최악
독일의 '응급 의료 시스템' 역시 한국보다 잘 되었있다. 개인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몇몇의 응급의학 의사분들이 언급한 적이 있듯이 한국의 응급의료 시스템은 최악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지하고 이기적인 국민들 책임도 크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가끔 대단한 국민성에 가슴이 웅장해진다면서 구급차를 피해 주는 영상을 보면 창피해서 손발이 오그라든다. 일단 유럽이나 미국의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는 집에 있어도 귀가 아플 정도로 크다. 너무 커서 오히려 사이렌 소리를 좀 줄이려는 얘기가 나오는 정도다. 물론 계속 사이렌을 켠 상태로 달리는 것은 아니고 차가 밀려있거나 교차로를 지날 때만 켜고 그 이외에는 빛만 나오는 상태로 소리는 끈다. 한국에서 계속 살다가 오면 이런 큰 소리의 사이렌을 듣는 것이 많이 거슬릴 수 있다. 솔직히 지금도 내 바로 옆으로 사이렌을 켜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귀를 막고 인상을 쓴다. 그러나 이게 맞다. 더군다나 대도시의 소음과 차 안에서 듣는 음악이나 통화를 감안하면 깜짝 놀라 정도로 큰 데시벨의 사이렌이 맞다. 그래야 주위의 차들이 멀리서도 알고 길을 터 줄 수 있다.
도로의 차들이 응급환자를 위해 길을 터주는 방식도 한국은 매우 소극적이다. 독일 같은 경우 교통 체증이 있다면 미리 길(Rettungsgasse)을 터 놓고 운전을 한다.
저 멀리서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교차로든 어디든 상관없다. 모든 차가 길을 만든다. 급하면 심지어 보도블록을 올라타서 비켜주기도 하고 사거리 중간까지 나가서 비켜주기고 한다. 만약 협조하지 않거나 느릿느릿 움직이면 집으로 벌금 고지서가 날아오는 경우도 있다. 차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구급차가 오는데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차들이 구급차 옆으로 뒤로 따라가고 난리도 아니다. 독일에 아무리 막사는 사람들이 많아도 그런 광경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구급 헬기 역시 동네 공터에 착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냥 이 노란색 구조 헬기가 누비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다. 아무도 '헬기가 시끄럽네' 헬리 바람이 어쩌네 저쩌네'하는 사람이 없다. 헬리가 그렇게 가까이서 착륙하는 것은 역시나 한국에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자잘한 병환에는 능력 없는 의사를 몇 주씩 기다려서 만나야 하지만 위급한 환자 또는 중증환자는 더 나은 의료시스템의 해택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 의사들도 쉽고 돈 되는 일만 하려고 하나?
한국 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인 쏠림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모든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있고 돈 잘 벌라고 의사 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쉽고 돈 잘 버는 과만 사람들이 몰리고 나머지 관들은 미달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과일수 필수의료인 경우가 많다.
1위 '내과'
2위 '가정의학과'
3위 '외과'
4위 '혈관학과'
한국에서 좋아하는 피부비뇨기과(Haut- und Geschlechtskrankenheiten)는 13위에 랭크되어 있다.
독일도 사람 사는 곳인데 모든 의사들이 쉽고 돈 잘 버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만큼 눈에 띄게 편중되는 현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의사 수는 얼마나 늘었나?
독일은 물가도 그렇고 의사수도 그렇고 매년 야금야금 올리기 때문에 큰 반발이 없는 듯하다. 일전에 한국에서 담뱃값 문제로 이슈가 됐을 때도 그랬지만 한국은 왜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서 매해 경제 관련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한 번에 확 고치려고 하니까 문제도 생기고 반발도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해 보니 한국 사람들은 화낼 때도 참다가 참다가 터뜨려서 문제를 만든다.)
독일의 의사수는 매해 늘어났고 1990년에 비해 거의 두 배의 의사들이 생겨났다. 의료활동을 하지 않는 의사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의사수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얼마나 진솔하게 토론하고 고민했는지 정치적 이유나 밥그릇 싸움은 아닌지 고민하는 것은 맞지만 매번 그런 이유로 '동결'을 해결책으로 하는 것은 언제가 터질 폭탄을 키우는 것과 같다.
물론 독일의 의료시스템과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의료'라는 분야나 '의사수'라는 조건만 보고 비교할 수는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독일과 한국은 사회 전반의 시스템과 정서가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쉽고 돈 잘 버는 일만 찾아드는 것이 의사뿐이 아니지 않은가. 온 나라가 돈이 미쳐 돌아가는 판에 의사들에게만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들이대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글을 쓰기 위해 정부 측과 의사 측 자료들 영상들을 살펴보니 솔직히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은 데이터 분석들을 하고 있어서 많이 놀랐다. 온갖 변수들을 싹 무시하고 자기 유리한 데로만 해석하는 수준이 창피하더라. 제발 하나하나 천천히 짚어가면서 오랫동안 논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건 '의사 증원' vs '의사 수 동결'의 싸움이 아니다.
'어떻게 대한민국을 더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우리 모두의 싸움이다.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과 더 좋은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