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이 앞에 서다
믿었던 모든 것들이 작은 균열하나로 산산이 무너질 때,
그것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내가 아낌없이 사랑했던 인생의 문제가 된다.
그 믿음 따위 미련 따위 버리면 그만이지.
욕심이나 아까운 시간도 버리면 그만이지.
그러나 쉽게 놓아버리기엔 시간과 열정만큼 쌓인 무게와 책임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내 잘못도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가 책임져줄 수도 없는 그곳에 오면 죽음도 삶도 모두 해결책이 아니다.
이대로 계속 갈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그냥 탁 하고 불이 들어오면 또 아무것도 아닐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