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미천하여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그렇게 함부로 천대해도 눈치도 못 챌 그것.
나는 아침에 오른쪽 눈부터 뜨던가?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소심하게 잠을 밀어내는 것 같다.
나는 머리부터 감던가? 아니 일단 물을 한잔 마셔야지.
‘어제 미처 끄지 못한 불이 여전히 밝다’는 생각이 스치기 무섭게 아이들은 준비시켜야지.
한숨 돌리고 커피를 마실까.
더 맑은 정신으로 기타를 잡고 명상 같은 연습을 하려다
글을 끄적인다.
매일 그리고 매 순간 나는 어떻게 감각하고 무엇을 행하는가.
하루하루의 축조가 견고하지 못한들
거대한 건축을 못 만들 리도 없다.
그러나 나는 애써 작고 사랑스런 나만의 집을 만들겠다.
그것은 허술해 보일지언정
결정(結晶) 보다 단단하고 아름답다.
매일의 힘은 보이지 않게 웅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