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운용사에서 ‘AM’은 단순히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넘어섭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자의 신뢰를 지키며,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죠. 이번 대화에서는 그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김희준 자산관리본부장'의 이야기를 통해, 자산관리라는 일이 어떤 고민과 성과 속에서 이루어지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김희준 본부장 : 부동산 운용사에는 투자, 자산관리(AM), 영업, 컴플라이언스, 재무·회계 등 다양한 부서가 있습니다. 흔히 업계의 꽃이라고 하면 투자본부를 꼽습니다. 성과와 숫자의 최전선에 서기 때문이죠. 반대로 자산관리(AM)는 꽃을 받쳐주는 잔디밭 같은 존재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혹한기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성향입니다. 짜릿한 딜 성사가 맞는 사람도 있고, 차분하게 장기적인 관리에 어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학생 때 준비해두면 좋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부동산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으로, 업계에서는 기본 소양처럼 여겨집니다. 둘째는 학점 관리와 영어 공부입니다. 이 두 가지를 성실하게 준비한다면 업계 진출에 탄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자산관리는 화려함보다 꾸준함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잘 맞는 영역입니다.
김희준 본부장 : 저는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은 혼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협력과 소통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배려가 신뢰를 쌓고, 신뢰가 다시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또 하나 전하고 싶은 건, 사회생활에는 정해진 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부동산 운용업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맡은 일에 충실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기회가 다가왔고, 그때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그 길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열린 마음입니다.
김희준 본부장 : 저는 운용사에서는 전공보다 다양한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운용은 혼자서 해내는 일이 아니라 팀워크로 굴러갑니다. 그렇기에 서로 다른 배경과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다른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업계에서 10년 넘게 좋은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전공이 아니라 깊은 관심과 성실한 노력입니다. 꾸준히 문을 두드린다면 충분히 길이 열릴 것입니다.
김희준 본부장 : 과거에는 금리 변동이 크지 않아 5년 단위로 대출 계약을 맺고 자산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파이낸싱을 더 자주 진행해야 합니다. 한 자산을 두세 차례 재조정하기도 하죠. 이런 과정에서 대출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은 필수적입니다.
또한 부동산 집합투자는 일정 기간 내에 목표 수익을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매각이나 추가 보유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와의 의견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임대차를 관리하는 LM, 현장을 맡는 PM사와도 협업하지만, 최근 가장 비중이 커진 것은 대출기관과 투자자와의 소통입니다.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소통의 무게 중심도 함께 옮겨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