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정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을까?

한때 유행했던 ‘보이차 다이어트’

by 이소연 Teana Lee

“보이차 한 달 마셨는데 살이 안 빠져요.”


얼마 전 카페에 방문한 고객의 말이다. 홈쇼핑에서 본 유명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보고, 보이차를 주문해 한 달간 성실히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체중계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허탈한 얼굴을 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보이차, 진짜 다이어트에 효과 있는 건가요? “



한때 유행했던 ‘보이차 다이어트’


보이차 다이어트는 지금보다 몇 년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감량에 성공한 비결로 보이차를 언급하면서, 하루 몇 잔씩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다. 대형 쇼핑몰에서는 프리미엄 보이차가 품절되고, 이름도 생소한 ‘차창’이나 ‘숙차’, ‘생차’ 같은 용어들이 소비자 입에도 오르내렸다.


나 역시 보이차를 즐겨 마시던 때가 있었다. 단순히 살을 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몸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뜨거운 물에 찻잎을 넣고 우려내는 그 과정이, 어지럽던 생활의 리듬을 천천히 되돌리는 시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과학이 말하는 보이차의 체지방 감소 효과


보이차의 다이어트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오카대학 연구팀은 비만 성인 3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2주간 실험한 결과, 보이차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의 내장지방이 평균 8.7%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또한,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보이차 추출물을 ‘체지방 감소 및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효과를 보려면 하루에 갈산 35mg을 섭취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보이차 한 잔에는 고작 1mg 남짓의 갈산만 들어 있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에 보이차를 30잔 이상 마셔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실적인 기준에서, 단순히 살을 빼겠다는 이유만으로 보이차를 마시기엔 무리가 따른다.


[사진출처 pixabay]


차를 마신다는 것의 의미


보이차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를 ‘다이어트’로만 한정 짓는 것은 아쉽다.

내게 보이차는 몸무게보다는 생활의 무게를 덜어내는 차였다.


따뜻한 보이차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 한 모금 넘길 때마다 속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 그 감각을 알고 나면, 굳이 숫자로 증명되지 않아도 보이차는 충분히 가치 있다.


보이차는 장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소화에 도움을 주며, 오래된 기름기와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단맛 음료를 줄이고, 찻잎으로 자연의 기운을 들이는 건강한 루틴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게는 보이차를 마시는 진짜 이유였다.



좋은 보이차는 어떻게 고를까?


차를 마신다 하면 꼭 받는 질문이 있다.


“비싼 보이차가 진짜 좋은 거예요?”

“보이차는 어떻게 고르는 거예요?”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찻잎의 외형이나 향만으로 품질을 구분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보이차는 특히 발효와 숙성, 생산지, 제조방식, 저장 상태에 따라 품질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차이기 때문이다.


보이차를 고를 때 고려할 점은 크게 세 가지다.

1. 맛과 향:

좋은 보이차는 잡내가 없고, 맑고 깊은 향을 낸다. 첫 잔을 마셨을 때 텁텁하거나 시큼한 느낌 없이, 부드럽고 깔끔하게 넘어가는 차가 좋다.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입안을 텁텁하게 만드는 차는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2. 찻잎의 외형:

잎이 고르고, 색감이 너무 검거나 지나치게 밝지 않으며, 줄기나 이물질이 적은 것이 좋다. 너무 빻아져 있거나 먼지처럼 가루가 많은 것은 오래되었거나 품질이 낮은 원료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잎이 고르지 않은 차가 품질이 좋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처음 채엽하는 잎들은 규격이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 별도의 주제로 다루어 설명하겠다.)

3. 믿을 만한 ‘차창’인지:

보이차는 흔히 ‘차창’이라 불리는 생산지와 제조사를 통해 유통된다. 이 차창이 어디냐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중국 윈난 성의 유명 차창은 품질 관리 기준이 까다롭고, 국가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 많다. 초심자라면 이런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마법은 없지만, 차는 삶을 바꾼다


차는 마법이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마시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몸이 덜 붓고, 단 음료를 찾지 않게 되고, 어느새 하루가 차 한 잔으로 시작되고 끝나는 루틴이 생긴다. 그런 변화가 결국 더 나은 삶을 만든다.


보이차도 마찬가지다.

살을 빼기 위해 억지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에 스며들게 하는 것.

습관처럼, 쉼처럼, 위로처럼 마시는 한 잔.


요즘도 나는 가끔 보이차를 마신다.

체중계 숫자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으로서.

그게 차가 줄 수 있는 몸과 마음, 생각을 비우는 진짜 다이어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티라이프 #건강차 #웰니스 #자기계발

하루의 끝, 한 잔의 차처럼.

글로 마시는 나의 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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