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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리카겔 Sep 03. 2018

19. HRD 특수대학원에 대해(학교생활편)

이전에 HRD 특수대학원 입학을 위한 글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 회사를 다니면서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게 되는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다닌 학교의 기준이기 때문에, 개인 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입학, 오리엔테이션


대학원에 최종 합격을 하게 되면 등록금을 납부한 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게 됩니다. 이때 대학원 수업시간 및 졸업요건 등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며 같이 입학한 동기들도 만나게 됩니다. 대학원 동기들은 대부분 생각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제가 입학할 때 32살이었는데 동기 22명 중 저보다 어린 사람은 딱 2명 있었습니다. HRD 업무 특성상 남자보다 여자가 많으며, 출신은 대기업/중견기업/교육기관/HRD컨설팅 업체 등 다양합니다. 학교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프리랜서 강사들 출신 비중이 높은 학교도 일부 있습니다. HRD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90% 정도고, 나머지 10%는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영업, 마케팅, 홍보 등). 진학목적은 지식습득, 네트워킹확장, 직무전환, 은퇴준비 등 다양합니다. 이후 수강신청을 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참고로 오리엔테이션은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전통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선후배들을 모두 모아서 굉장히 크게 진행합니다. 덕분에 대학교 때도 하지 않았던 장기자랑과 FM도 해봤구요. 지금 생각하면 나름 추억인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재학생과 교수님들만 모여서 식사만 하는 곳도 있습니다.



수강신청


보통 HRD 대학원은 교육대학원 소속인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대학원은 편제의 특성상 5학기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대의 경우는 교육대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4학기로 진행됩니다. 5학기 중에 마지막 5학기의 경우 논문학기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각 학기마다 수강신청을 하며 학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학점 이내로 신청합니다. 수업시간에 따라 2학점~3학점으로 운영됩니다.


보통 수업의 구분은 교직/전공필수/전공선택/논문지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직과목은 교육대학원 소속이기 때문에 교사가 아니지만 꼭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입니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것도 들어야 되나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듣고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전공필수는 졸업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대부분 인적자원개발론과 같은 기초과목이나 연구방법론 과목 같은 것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전공선택은 이를 제외한 모든 전공 관련 수업입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성인학습론, HRD동향분석, 조직개발, 경력개발 정도의 내용은 모든 곳에서 진행하며 지식경영, 원격교육, 조직문화와 같은 특화된 내용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커리큘럼은 이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논문지도의 경우 마지막 학기에 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시간이며, 정해진 시간에 진행되지는 않으며 별도로 모여서 진행합니다.


추가적으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수업을 병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연대/고대/숭실대의 경우, 5개의 수업을 듣게 되면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크게 의미가 있진 않겠지만, 기왕이면 수업 듣는 김에 자격증을 따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수강신청은 대학교 때와 동일하게 정해진 시간에 마구 클릭해서 신청합니다. 재밌는 건 보통 전공과목의 경우 제한이 없거나 TO가 많아 신청이 널널하지만 교직과목의 경우 인기 수업은 경쟁률이 엄청납니다. 저도 인기과목의 경우 수강신청이 1초 만에 마감되는 경우도 봤습니다. 힘들지만 이게 수강신청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학교 수업, 직장과의 병행


학교 수업은 보통 평일 오후 6시 50분 이후나 토요일에 있습니다. 연대의 경우 평일 수업 위주이며, 고대는 평일+주말, 중앙대는 주말 수업으로만 진행합니다. 이 이유 때문에 중앙대를 선택하는 분들도 꽤나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은 주요 과목의 경우 대학원 주임교수님들이 진행하며, 나머지 수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겸임 교수님들이 진행합니다. 타 대학 교수님, HRD컨설팅 회사 대표, 현직 인재개발원장 등 이 바닥에서는 잔뼈가 굵은 분들이 많아서 수업의 질은 대체로 좋습니다. 물론 간혹 좋지 않은(?) 강의 평가를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업은 학부 때와 동일하게 총 16주가 진행됩니다. 대신 시험을 보는 과목은 그렇게 많지는 않으며 대부분 과제 제출이나 발표로 대체합니다. 물론 일부 시험을 보는 과목도 있는데, 이때의 학구열은 학부생들 저리 가라입니다. 다들 공부가 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참여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수업 진행방식은 대부분 교수님들의 강의 + 사전 숙제(논문 읽어오기) + 토론 + 발표 + 과제수행 등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대학원에 오게 되면 논문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학부 때 익숙하지 않았던 논문도 수업을 들으면서 계속 보다 보면 어떤 내용인지 이해가 갑니다. HRD 관련 논문은 보통 정량적 연구가 많으며, 그중에서도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습니다. 내용을 보다 보면 뻔한 내용들도 있지만, 그 뻔한 내용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바로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직장과 병행을 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남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수업에 참석하고, 또 집에 와서는 과제도 해야 되고 발표 준비도 해야 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회사일 때문에 빠지는 수업에 빠지는 분들도 많습니다. 교수님들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 분위기이며, 보통 1~2회 결석 정도는 봐주는 편입니다. 몰래 다니는 분도 있고 회사에 말하고 다니는 분도 있는데, 가급적이면 회사에 미리 말하고 학교를 다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지 않고 다니면 부득이하게 수업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총 5학기 동안 수업을 빠진 횟수가 5번이 안됩니다. 이러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며, 대부분은 부득이하게 수업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나 논문을 작성할 시기에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활용하다 보니, 졸업을 하고 나니깐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뭘 해야 될지 난감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 참여


HRD 대학원은 학과의 특성 때문인지 행사가 많은 편입니다. 제가 다닌 곳은 특히나 더 많았지만 대부분 학교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개강총회, 체육대회, 신입생 환영회, 학술행사, 졸업여행, 종강파티 등등이 있겠습니다. 학교 행사는 가능하면 무조건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 때문에 생각보다 대학원 생활에 돈이 많이 듭니다...


보통 입학한 동기들 중 과 대표/전공 대표를 뽑게 됩니다. 이 사람들은 특히 다양한 행사를 주도하게 됩니다. 정말 고생은 많이 하지만 그만큼 교수님과 다양한 선배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학술행사의 경우 자체 학술대회도 있으며, 공식적인 학회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학술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내가 진짜 석사 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등록금과 장학금(학점?)


등록금은 보통 한학기에 5백~6백 정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는 한은 한기대가 가장 저렴하고, 중앙대가 가장 비쌉니다. 대신 중앙대는 4학기만에 끝나기 때문에 실제 들어가는 돈은 더 저렴할 겁니다. 연세대는 조기졸업이 가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되는지는 모르겠군요. 이 돈은 연말에 15%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통 70~9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행사참여와 논문작성에 돈이 꽤나 많이 듭니다. 대충 이 환급비 만큼은 들어갈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졸업하는데에는 3천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적지 않은 돈이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이나 등록금 분할납부를 신청하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장학금 정책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매학기 주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5학기 중 총 3학기 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전공대표에게는 장학금을 주며, 나머지는 성적순으로 줍니다. 전액장학금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되며, 100~150만원 정도를 줍니다. 이 돈도 아쉽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고로 대학원은 학점을 매우매우 잘줍니다. 학부기준으로 본다면 대학원에서의 A+은 학부의 B+에서 A+ 사이 정도, 대학원에서의 A는 학부의 C+에서 B+사이 정도, 대학원에서의 B+은 학부의 D에서 C+사이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B이하는 학부의 F와 다름이 없습니다. 따라서 4과목을 신청했다면, 3과목은 A+에 한과목 A정도는 받아야 장학금 신청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현업에 도움은 되는가?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먼저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생각의 정리입니다. 기존에는 인터넷과 책에서만 보고 혼자 생각으로 HRD를 알아왔지만, 대학원 수업을 듣고 나서는 논리체계가 명확해집니다. 어떤 것이 제대로 된 HRD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한 용어 정의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됩니다. HRD도 나름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용어 사용으로 자신들의 지식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어디 가서도 적어도 아는 척은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회사 내에서도 이놈이 전문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HRD담당자는 타회사의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업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면 생각을 고치시는 게 낫습니다. 대학원은 현업에 바로 활용하는 툴킷을 배우는 곳이 아닌 학문을 배우는 곳입니다. 학문이라는 것은 이상적인 부분을 말할 수밖에 없고, 이를 현업과 연계시키는 것이 HRD 특수대학원 재학생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툴킷은 외부교육기관을 통해서 배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원은 툴킷의 한계를 느끼고, 조금 더 근본적인 것을 알고 싶을 때 가는 곳입니다.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써보았습니다. 특수대학원에 다니려면 사실 3가지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돈, 시간, 열정 3가지죠. 돈과 시간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은 갈증을 해소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번에는 졸업과 논문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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