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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리카겔 Sep 30. 2018

20. HRD 특수대학원에 대해(졸업과 논문편)

대학원에 입학하였다면, 어찌 되었든 졸업장을 취득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일반대학원만큼은 아니더라도 직장과 병행해서 논문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졸업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떻게 논문을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졸업요건 마련


먼저 논문을 쓰기 전, 사전 졸업요건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필수과목 이수/영어성적/종합시험 통과를 졸업요건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필수과목은 보통 교직과목이나 연구방법론 과목이 많으며, 수업시간에는 별도로 편성되지 않는 논문지도 과목도 포함됩니다. 영어성적은 대부분 토익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직장인들은 생각보다 영어가 안 되는 사람이 많아서 스트레스받는 사람도 꽤 봤습니다. 종합시험은 전공과목 2~3개 정도에서 서술형으로 작성을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제 동기들의 경우에는 50%도 통과하지 못하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 학기에 통과하면 상관은 없습니다.


추가로 논문을 쓰지 않아도 졸업이 가능한 학교도 일부 있습니다. 학점을 추가 이수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면 패스하게 되는 경우죠. 그러나 나중을 위해서라도 논문은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논문 주제 선정


보통 마지막 학기, 또는 그 전 학기에 논문 주제를 선정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거창한 주제를 잡고는 하지만 다들 현실을 깨달으면서 적절한 수준의 주제를 고릅니다. 논문은 크게 통계분석 위주인 양적연구와 실제 현상을 통해 시사점을 뽑아내는 질적연구로 구분됩니다. 대부분의 HRD 특수대학원에서는 양적연구를 쓴다고 보면 됩니다. 질적연구는 방법론이 막연하기도 하고,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석사학위에서는 쓰지 못하게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고대의 경우 99%는 양적연구라고 보시면 되며, 한양대나 연대의 경우 석사학위에서도 질적연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 측정도구를 만들어 보겠다... 이런 마음가짐은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수준은 박사학위에서나 가능하며, 석사학위의 논문은 기존의 현상을 실제 연구를 통해 검증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수대학원 석사는 특히 졸업에 의의를 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대학원보다는 수준이 낮을 수 있습니다.


HRD 관련 논문 이해하기


그렇다면 보통 어떤 주제를 잡고 논문을 쓰게 될까요? 석사 수준에서의 논문은 대부분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와의 관계를 보는 논문이 대부분입니다. 고등학교 때 기억으로 돌아가면, 독립변수는 "원인"이며, 종속변수는 이 원인에 따른 "결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을 변수로 쓰게 되느냐가 중요할 텐데, HRD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변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리더십 관련 변수 : 셀프리더십, 변혁적리더십, 거래적리더십, 이슈리더십, 전략적리더십, 진성리더십, 임파워링리더십, 영성리더십, 윤리적리더십, 코칭리더십(관리자코칭), 슈퍼리더십, 감성리더십 등

   - 학습관련 변수 : 학습전이, 학습지향성, 자기주도성, 무형식학습방법, 학습지원 등

   - 프로그램 관련 변수 : A.I, 멘토링 기능, S-OJT, 핵심가치 전개활동, CoP 참여 등

   - 직무관련 변수 : 직무몰입, 직무열의, 직무만족, 직무적합성, 직무스트레스, 직무특성, 직무소진, 직무성과 등

   - 경력관련 변수 : 경력적응성, 주관적 경력성공, 프로틴 경력태도, 경력지원제도, 경력계획, 경력지향성, 경력목표 등

   - 조직관련 변수 : 조직문화유형, 학습조직 구축수준, 조직학습 준비도, 지식공유 수준 등 

   - 기타 많이 쓰는 조직유효성 지표 : 조직몰입, 이직의도, 혁신행동, 긍정심리자본 등


위에 언급한 변수들은 대부분 기존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고, 통계치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 도구도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HRD 관련 논문인데 대부분 인사조직에 더 가까운 내용이 아니냐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HRD 관련 변수를 단독으로 쓰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집단과 받지 않은 집단을 선정해야 하며, 사전에 굉장히 유사한 두 집단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기업에서 실험해보기 쉽지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100% HRD 관련 분야의 변수가 아니더라도, HRD 분야에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변수 위주로 선정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해를 조금 더 높이기 위해 간단하게 아래 논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제 졸업논문입니다...)



이 제목을 통해 우리는 이 논문이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조업 L사 연구개발인력"이라는 특정 조직과 대상에게 실시한 연구라는 것입니다. HRD 관련 연구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독립변수가 "주관적 경력 성공"이고 종속변수는 "직무열의"라는 것입니다. 어떤 변수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썼다는 것은 알 수 있겠군요. 세 번째는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쓴 양적연구라는 것입니다. 보통 ~ 에 미치는 영향, ~와의 관계, ~의 효과라고 들어간 제목은 99%는 양적연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제목을 간단히 모형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논문을 보는 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쓰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다음번에 더욱 자세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논문 작성기간?


보통 마지막 학기에 수업을 거의 듣지 않고 논문 작성에 매진합니다. 따라서 한 학기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투입되는 공수는 글쎄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일반대학원만큼은 시간을 쏟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인은 퇴근해서 써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부족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시간을 많이 투입해야 좋은 글이 나오기 때문에, 개인 휴가를 쓰는 분도 많습니다.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는 분도 굉장히 많습니다. 한 번 쓸 때 끝까지 따라가면서 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박사 수료는 어딜 가서 명함이라도 내밀지만 석사 수료는 써먹지도 못하기 때문에...


참고로 통계는 대부분 외주를 줍니다. 회사 다니면서 통계 Tool 까지 익히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일반대학원생들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충 이 정도 프로세스를 겪고 나면 졸업을 하게 됩니다. 사실 특수대학원은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졸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본인이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고 학습하느냐에 따라 얻어갈 수 있는 것은 다를 것 같습니다. 5학기 동안 후회 없이 즐겁게 다녔고, 학문적으로나 학문외적으로나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HRD 특수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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