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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리카겔 Jun 26. 2018

4. HRD프로그램의 유행에 대해

 - 최근에 뜨는 교육 프로그램은 뭐가 있을까요?

Q) 요즘에는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교육생들이 좋아할까요? 요즘은 000이 뜬다고 하던데...



새로운 프로그램, 요새는 뭐가 있을까?


HRD담당자들이 항상 목말라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새롭고 신선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때문에 교육 업체들은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론칭합니다. 무료 설명회도 굉장히 많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HRD트렌드를 설명하고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끼워 파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왠지 별 내용이 없을 것 같지만, 또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하는 HRD담당자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내서 또 참석을 합니다. 이번 달만 해도 저도 4개 정도 안내 메일을 받았습니다.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방법론, 새로운 기술 등 HRD담당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HRD담당자가 유행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1. 교육생들이 식상할까 봐.


팀장교육이나 임원교육에 보통 일어나는 일입니다. 팀장/임원이 되게 되면 문제가 있지 않으면 보통 3년 이상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기간 동안 리더십 교육을 받게 되는데, 새로운 내용을 계속 개발하지 않으면 교육생들이 같은 2년 단위로 같은 내용이나 방법론을 접하게 될 수 있습니다. 교육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받았던 교육을 또 받게 되는 느낌을 교육생이 가지게 되는 것을 HRD담당자가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유사한 이유로 조직활성화 교육에도 비슷한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3년 전에 런닝맨을 했는데 올해 또 런닝맨을 하라고 한다면 얼마나 교육생들이 식상하겠습니까. 여담입니다만 런닝맨은 요즘 트렌드는 아닌 듯합니다.


2. 보고자가 식상할까 봐.


신입교육에서 보통 일어나는 일입니다. 신입교육이 사실 매년 콘텐츠는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수료식을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들은 평생에 한 번이지만, 수료식을 보는 임원은 3년째 참석합니다. 매년 연극만 본다면 "올해도 또 이거냐"란 말이 나올 수 있겠죠. 어찌 보면 교육생들보다 더 치명적인 이유일 수 있습니다.


3. 담당자가 지겨워서.


이 부분도 대부분의 HRD 담당자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막상 하는 내가 지겨워서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할 때가 많습니다. HRD담당자만큼 자기계발 욕구가 뛰어난 사람도 조직 내에서는 잘 없으니까요.



최신 유행? - 신입/조직활성화/리더십(계층)교육을 중심으로


그렇다면 한 번 최근의 유행은 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입교육 - 밀레니엄 세대의 특징에 맞게


과거 신입교육 하면 다들 군대식 신병훈련과 같은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신입사원 교육에는 극기훈련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동기들 간의 단합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보통 실시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처음 입사했을 때, 오대산 야간행군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최근의 신입사원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자신이 받는 교육의 목적을 스스로 납득하지 않으면 잘 따르지 않습니다. 까라면 까라는 식의 교육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죠. 잘못 교육을 실시했다가는 '갑질'이라고 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도 올해는 등산을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교육의 목적에 대해서 제 스스로에게 물어봤을 때, 대답이 명확히 나오지가 않더라구요.


또한 요즘 신입사원들은 IT기술에 능통합니다. 액티비티들도 이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QR코드를 이용하여 포스트 점령 게임을 한다던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동영상 편집을 한다던지, 로봇 조립을 직접 해서 로봇배틀을 한다던지, 어플을 이용해서 핵심가치교육 퀴즈를 푼다던지... 과거에는 생각도 못했던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단합을 위해 등산하고, 뗏목타고, 해병대 캠프가던 예전 교육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특히 신입사원 교육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수료식에서도 이를 많이 활용합니다. 과거에는 직접 노래하고, 연기하고, 쇼하고... 했지만 최근에는 깔끔하게 영상을 편집해서 수료식에 시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 툴도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좀만 솜씨 있는 친구라면 그럴싸하게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하는 편이 교육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퀄리티 높은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가 과거에 한 신입교육의 수료식을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장기자랑 - 합창 - 아카펠라 - 연극 - 립덥 - 리버스 립덥 - 광고 정도로 한 것 같군요. 앞으로는 또 뭘 해야 식상하지 않고 재밌으려나... 항상 고민입니다. 쇼미더머니라도 한 번 해봐야 되려나요.


조직활성화 - 항상 새로운 것


조직활성화 교육만큼 유행을 많이 타는 교육도 잘 없습니다. 그 해에 뭔가 이슈가 있었다면, 해당 콘셉트를 따라한 교육은 반드시 나옵니다. 예를 들면 동계올림픽 해에는 실내 컬링, 요리 프로그램이 뜨게 되면 요리교육, 여행 프로그램이 뜨게 되면 단체 캠핑 콘셉트 교육 등... 이 부분은 정말 담당자의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활성화 교육에는 보통 빠짐없이 커뮤니케이션 관련 내용이 들어갑니다. 과정에 진단 Tool을 사용하는 과정이라면, Tool도 새로운 것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MBTI, DISC, 애니어그램 등을 많이 썼다면 최근에는 Big 5, 버크만진단 등을 많이 씁니다. 기존의 Tool과는 새롭다는 점 + 해석이 풍부하다는 점이 요즘 뜨는 Tool들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진단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또 진단이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도 있습니다. 보통 진단에 오염되었다는 표현을 쓰더라구요.


리더십(계층) - 참여형 수업이 대세


최근 리더십 교육은 100% 강의식 교육은 거의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리더라면 더 이상 주입식 교육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성찰하고 주변 동료와 토론하면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수업은 참여, 토론, 퍼실리테이션의 방법론을 포함하고 있으며 심지어 실제 강의안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 확실히 퍼실리테이션이 많이 떴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퍼실리테이션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 추세는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직무교육의 경우는 아직도 전통적인 방법을 많이 씁니다. 전문지식 전달은 아직도 강의식 위주의 교육이 효과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높은 듯합니다. 마이크로러닝 정도가 최근에 두각 되고 있는 방법론 같네요.



유행에 민감하되, 요구사항에 맞는 솔루션을 생각할 것.


유행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교육생이나 보고자나 담당자 모두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으니까요. 하지만 간과하면 안 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HRD담당자라면 항상 요구사항에 맞는 솔루션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다 하니깐, 재밌어 보이니깐이라는 이유로 솔루션을 선택한다면 그 프로그램의 효과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다른데 단지 최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액션러닝이나 AI를 생각해봅시다. 그 당시 모든 리더십 교육은 액션러닝이었고, 모든 조직활성화 및 핵심가치 워크숍은 AI기반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일부 임원교육을 제외하고는 액션러닝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AI 또한 일부 워크숍 모듈에서 활용되는 정도입니다. 또한 그때 당시 실제 해보신 분들은 그 효과가 만족스러웠습니까? 액션러닝의 참여자가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직급이었다면? AI를 실시하는 조직이 역사가 짧은 조직이었다면?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도입을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교육을 참석했었습니다. 같은 조에 있는 사람 중 한 분이 퍼실리테이션에 굉장히 꽂힌 분이었습니다. 모든 의사결정 상황 및 교육에는 퍼실리테이션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그럼 군인들이 전시에 명령하달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퍼실리테이션을 해야 하냐"라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 이상 그 분과는 말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조대연 교수님은 저서인 HRD 에센스에서 "HRD 담당자는 Content Free 해야 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는 특정 콘텐츠에 집착하여 모든 문제를 해당 콘텐츠나 방법론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HRD의 본질인 "문제해결"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유행만 따르거나 특정 방법론을 고집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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