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Construction)

로베르토 지오비(Roberto Giobbi)

by 마술하다 야초

로베르토 지오비는 여러 효과를 하나의 루틴이나 완전한 연기로 조립하는 방법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으로 논의의 문을 엽니다.


레퍼토리 선택 (Choice of Repertoire)

어떤 기준으로 마술을 선택하여 하나의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할까요? 저는 유명 시가 제조업체인 지노 다비도프(Zino Davidoff)의 좌우명,


"인생에서 인간은 최고의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는 말에 동의합니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역시 이렇게 말했죠.


"나는 취향이 아주 단순하다. 최고가 아니면 만족하지 않으니까!"

최고의 마술만이 당신의 프로그램 일부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다음 질문들을 던져보십시오.

나는 이 마술을 진정으로 좋아하는가? 당신에게 매력적인 마술만을 공연하십시오. 그래야만 열정과 확신을 담아 선보일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공연자들이 단순히 다른 사람이 TV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고 마술을 선택하는 우를 범합니다.


이 마술은 나의 스타일과 맞는가? 어떤 방법을 써도 당신의 스타일에 맞출 수 없는 마술이라면, 과감히 레퍼토리에서 제외하십시오. 프로그램에 어울리려면 먼저 공연하는 사람 자신에게 잘 맞아야 합니다.


잘 구성된 마술인가? 20세기 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마술사, 다이 버논(Dai Verno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진짜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할 법한, 그런 마술만 하라."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프로그램에 뚜렷한 주제가 있다면, 모든 마술은 그 주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맞지 않는 마술은, 그 자체로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어색하게 겉돌며 다른 마술들의 가치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가? 이는 약간의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어떤 효과를 연출하는 여러 방법을 찾았다면,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닌 관객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십시오. 특수 카드가 필요하다면 구하고, 패스(Pass)와 같은 고난도 기술을 익혀야 한다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 배우십시오. "효과가 전부고 방법은 중요치 않다"는 낡은 조언이 가장 쉬운 길을 택하는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고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의 완성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며, 최고의 방법이 항상 가장 쉬운 방법은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위한 레퍼토리를 고르는 일은 일부 숙련된 공연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조잡한 마술 하나가 다른 모든 마술의 수준을 끌어내리고, 반대로 강력한 마술 하나가 나머지 전체를 빛나게 합니다.

만약 다섯 가지 마술을 골라야 한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의 최고의 카드 마술 다섯 가지는 무엇인가?"

다른 모든 것은 잊고, 오직 그 다섯 가지 마술만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하십시오.


다양한 효과의 범주 (Various Effect Categories)

프로그램에 포함된 루틴과 마술은 서로 다른 효과 범주에 속해야 합니다. 따라서 마술 효과의 범주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장, 소멸, 변형, 이동, 통과, 위치 찾기, 파괴와 복원, 텔레파시, 투시, 예지, 염력 등 사실상 세상의 모든 마술은 이러한 주제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루틴은 이미 이러한 여러 효과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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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 책에 실린 '앰비셔스 카드(The Ambitious Card)' 루틴은 위에 나열된 처음 다섯 가지 효과(등장, 소멸, 변형, 이동, 통과)를 모두 포함합니다.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는 각 효과의 범주가 한 번씩만 나타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단, 동일한 효과를 반복하는 것이 훨씬 더 인상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프로그램의 구조 (The Program Structure)

이제 고전적인 프로그램의 구조를 이론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각 요소의 끝에는 이 책에서 다룬 마술을 활용한 구체적인 예시가 함께 제공됩니다.


1. 오프닝 (The Opening) 오프닝의 기능은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것입니다. 말로만 할 수도 있지만, 단순한 구조를 가진 시각적인 마술을 곁들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웃음은 초반의 긴장을 푸는 가장 빠른 방법이므로, 잘 짜인 유머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프닝은 10~20초짜리 짧은 개그가 될 수도 있고, 그 자체로 완결된 짧은 마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인트로덕션 (The Introduction) 이 단계에서는 당신의 개성과 공연 스타일을 확립하고 관객과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관객에게 숫자를 고르게 하는 등 약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마술이 이상적이지만, 전적으로 관객 참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 개개인의 반응과 당신의 소통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3. 미들 (초반부) (The Middle - Early) 이제 관객이 당신의 편이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실력을 보여줄 시간입니다. 구조가 다소 복잡하더라도 특히 강력한 마술이나 루틴 한두 가지를 선보이기에 적합합니다. 이 단계에서 관객의 참여는 매우 중요합니다.


4. 미들 (후반부) (The Middle - Late) 여기서는 멘탈리즘이나 신비로운 분위기의 마술이 잘 어울립니다. 이러한 효과는 관객을 깊은 혼란과 신비감에 빠뜨립니다.


5. 피날레 (Finale) 마지막 마술은 프로그램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이어야 합니다. 길이가 다소 길어질 수는 있지만, 명확하고 단순한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적극적인 관객 참여와 다양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효과가 이상적입니다. 이 부분에서 당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공연을 절정으로 이끌고, 당신의 존재를 관객의 기억 속에 확실히 각인시켜야 합니다.

마치 고전 연극처럼, 이 프로그램은 5막으로 구성됩니다. 이는 가장 폭넓은 다양성을 허용하는,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입니다. 충분한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고 즉흥 연기에 능숙하다면, 이 구조를 길잡이 삼아 공연 중에 어떤 마술을 선보일지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확고한 규칙은 없지만, 초보자라면 프로그램에 포함할 마술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여러 마술의 방법론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통합에는 종종 약간의 고민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마술의 활용법 (New Tricks in the Program)

프로그램에 포함된 마술은 얼마나 자주 바꿔야 할까요? 아니면 늘 같은 마술을 공연해야 할까요? 미국의 전설적인 클로즈업 마술사 알 고쉬먼(Al Goshm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프로는 계속 바뀌는 관객에게 같은 마술을 보여주지만,
아마추어는 같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속 마술을 바꾼다."

이 책의 독자 95%는 바로 이 아마추어의 위치에 있을 것입니다. 이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정된 레퍼토리 구축하기 (Fixed Tricks)

특정 마술이나 프로그램 전체를 몇 년간 유지하십시오. 이를 통해 시간을 들여 마술을 완벽하게 다듬고, 점차적으로 당신의 모든 레퍼토리를 완전히 숙달할 수 있습니다. 같은 마술을 반복적으로 공연하며 얻는 경험과 통찰, 그리고 성장하는 기술적, 소통적 능력은 훗날 당신의 레퍼토리에 추가될 새로운 마술들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


공연의 주도권 잡기 (Choosing Performances)

당신이 마술사라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면, 모임이 있을 때마다 공연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두세 번은 그 요청에 응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그룹의 '궁정 광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당신 자신과 마술이라는 예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공연할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십시오.


위대한 마술사 슬라이디니(Slydini)는


"현명한 장군은 자신이 싸울 전장을 직접 고른다"

고 조언했으며, 네이트 라이프치히(Nate Leipzig)는


"요청받기 전에는 절대 공연하지 마라"

고 충고하며 관객이 진심으로 원하는지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때로는 아예 공연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대신, 나중에 특별히 날을 잡아 초대된 사람들만을 위한 30분짜리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편이 매번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렇게 할 때 관객은 당신과 당신의 예술에 더 큰 존경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연쇄 초대를 통한 공연 기회 창출 (Avalanche Invitations)

당신을 위한 새로운 관객을 직접 찾아 나서십시오. 일곱 여덟 명의 친구를 초대해 음료를 대접하고, 이후에 마술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퇴근 후 칵테일 파티나 저녁 식사 후에도 좋습니다. 그런 소규모 공연이 끝나면,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에게 각자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비슷한 모임을 열어달라고 부탁해 보십시오. 이런 연쇄적인 초대가 이어지도록 구체적인 날짜를 먼저 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방법은 마드리드 마술 학교(Escuela Magica de Madrid)의 마술사들이 매년 새로운 공연 기회를 확보하고, 그 기간 동안 새로운 마술을 실험하며 다듬는 데 성공적으로 사용해 온 전략입니다.

결론적으로, 같은 관객을 위해 새로운 마술을 찾는 것보다, 같은 마술을 보여줄 새로운 관객을 찾는 것이 더 낫습니다.




결론 (In Conclusion)

하나의 잘 짜인 마술이나 루틴을 뒷받침하는 원리들을 깊이 있게 검토하는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 당신이 루틴이나 더 나아가 확장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시작할 때, 여기서 논의한 이론적, 실제적 통찰은 성공으로 가는 길을 더욱 순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마술을 창작하고자 할 때, 이 원리들은 좋은 마술을 고안하고, 잘 구성된 마술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혜안을 길러줄 것입니다.

로베르토 지오비 (Roberto Giobbi), 『카드 컬리지 2 (Card College 2)』,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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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지오비 (Roberto Giobbi)

로베르토 지오비는 현대 마술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박식한 학자 중 한 명입니다. 화려한 공연 경력 외에도, 그는 기념비적인 저서 『카드 컬리지(Card College)』 시리즈로 마술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깊이 새겼습니다. 이 다섯 권의 책은 마술 서적 역사상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기록됩니다. 5개 국어에 능통한 지오비 자신도 전 세계를 무대로 그만의 독창적인 카드 마술을 공연하고 강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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