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넓이에 대해 생각하다.
발리에서의 마지막날,
커뮤니티 토론 시간에 참여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찾아와 요가를 하는지 궁금했다. 듣고 싶었다. 시작하며 이름과 출신지만 간단하게 소개를 하는데 공교롭게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자본주의의 최전선, 미국 출신이었다. 그 흔한 호주사람도 한명 없이.
그간 아름다운 요가 마을에서 (현지 물가와 비교해) 꽤나 비싼 가격을 치르고 얻은 평화와 여유를 당연하게 즐겼었다. 그리고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의문이 들었다. 모든 것이 준비된 요가 스튜디오로 여유롭게 걸어들어와 우아한 자태와 목소리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백인 선생님 뒤로 스튜디오 바닥을 쓸고 닦고 깨끗하고도 정갈하게 모든 도구를 갖추어 두고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사라지는 발리인들에 눈길이 가면서부터.
신들의 천국이라는, 아름다운 이 발리 섬에서, 하지만 발리 사람들이 오랜 시간 일궈온 풍요로운 문화보다는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추어 쾌적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현지인들은 사먹을 수 없는 가격의 유기농 음식을 먹으며 팬시한 요가복을 차려입고 원어민 영어를 구사하는 백인 요가 선생님의 지도 하에 몸을 정렬하는 일이 갑자기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토론 시간 동안 꽤나 철학적인 질문도 나왔다. 그러다 자신만만한 표정과 태도의 한 미국남자가 수련과 성적인 욕구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나 하는 질문을 했다. 처음에는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비슷하게 느낀 다른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자신의 복잡한 연애 감정을 꺼내놓거나 타인의 연애상담을 해주느라 열띤 30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고 나는 그 주제를 그만 벗어나고 싶었다.
질문했다. '나를 찾는다는 일'은 내가 그간 속해있던 사회를 떠나 가능한 일인지, 왜 그건 이렇게 온전히 새로운 땅에 발을 딛고 찾아야만 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 뒤에 남은 질문은 뒤로 삼켰다. 왜 그건 현지인들의 문화와는 동떨어져 자본주의적 가치의 우위로 우리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드는 일이 되고 마는지. 연애 상담에 열띤 토론을 벌이던 요기들은 갑자기 추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맥없이 마무리되었다.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지만 이 아름다운 파라다이스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선물한다는 기쁨에 취해있던 내가, 나의 좁은 행복이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