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직장 내 빌런들

다들 잘 살고 있나요?

by 마타이

흔히들 모든 직장엔 빌런이 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직장 빌런은 다음과 같다. 회사 내에서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업무 효율을 저하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여러 조사들을 볼 때, △기분이 태도가 되는 ‘감정조절불가형’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가는 ‘월급루팡형’ △상급자에게만 잘 보이고 부하직원은 막대하는 ‘강약약강형’ 등이 빌런의 특징이라고 하니 요즘은 오피스빌런이 되기 십상이겠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직장 다니면서 감정 기복 안 겪고, 매일 성실히 일하고, 상급자보다 부하직원이 더 무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도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 차이일 텐데, 그걸 가리는 것이 오직 주관적인 잣대에 있으니 서로 손가락질하고 자신의 무결함을 드러내기 위해 분주히 마녀사냥 중인지도 모르겠다.


직장생활 20여 년간 빌런이 없을 때는 바로 내가 그 빌런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며 밤마다 속죄에 나섰다. 내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응대한 것은 아닌가, 받은 만큼 일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부하직원에게 상냥했는가, 현대의 오피스노동자는 지나치리만큼 자기 검열을 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다. 어떤 이들은 반성을 모른다. 라떼의 빌런들을 떠올린다. 그때의 빌런들은 이제 사회에서 허용되지 않지만, 아직도 어느 누군가는 이런 빌런들에게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기 맘에 안 드는 결과물을 가져왔다고 벼락같이 호통치며 동료의 가슴을 옷걸이로 쿡쿡 찌르던 그녀, 밤마다 법인카드로 동료와 호스티스가 따라주는 술을 마시던 그, 회식자리에서 술이 취한 나를 기어이 모텔로 끌고 갔던 그, 여자니까 네가 차대접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그들, 내 이름으로 사업자 만들어 횡령하자고 했던 그, 집무실에서 야동을 보는 그... 반성들은 하고 살고 있나?


대부분은 반성을 하지 않을 거다. 그땐 다 그랬으니까. 나는 내 삶의 오피스 빌런들을 심판대에 올릴 기회를 놓쳤기에, 그들이 부디 연옥에서 가진 죗값을 다 하길 바란다.


그들보다는 나으니까 된 거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냐고? 아니. 오피스빌런이라는 말이 자칫, 이 사회에서 정말 뿌리 뽑아야 할 것들은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거다. 우리가 오피스빌런을 선정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 삶에 목적인가?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침 튀길 시간에 분노의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할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대체 누구를 위해 분노하고 있을까? 빌런은 정말 같은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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