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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타이 Jan 05. 2024

방수스프레이를 찾다가

찾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이소에 갔다.

어그를 샀기 때문이다.

당장 신고 싶은데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으면 금방 때를 탄다고 했다.


쇼핑할 시간은 없고 어쩌지 고민하다

네이버에 "어그 방수 스프레이" 검색했더니

다이소에 판단다.


소비를 하면 소비가 끝날 것 같지만,

소비는 늘 새로운 소비를 부른다.


현명한 소비를 위해(대충 싸게 때우고 싶다는 뜻이다)


다이소에 갔다.

물건이 많다.

당장 사고 싶은데 "신발/의류 방수 스프레이"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


다이소는 적은 돈으로 소비욕을 채우고 싶을 때 가는 곳이다.

막상 특정 물건을 찾으려고 가니 이리저리 둘러볼 마음이 들지 않는다.

찾지 않을 땐 사고 싶은 물건을 발견하는데,

사고 싶은 물건은 찾기 힘들다.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는데

진열장 사이로 상품위치검색 큐알코드가 보였다.

아직 소매점 진열대를 채우는 것은 인간이지만

어디에 무슨 물건이 있는지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컴퓨터가 할 수 있다고 생각되나 보다.


옳거니! 검색이라면 자신 있지.

어라. 안되네.. 이리저리 검색어를 바꿔가며 찾아봤지만

내가 찾는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 물건은 아니지만

"방수"를 검색하면 나오는 공구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그냥 차량 방수코팅제라도 사서 뿌려야 하나 싶게 참을성이 없으나, 다행히 아직 이성의 끈은 붙들고 있어서 그냥 돌아서 나온다.


나가는 길에 일하시는 분이 보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ㅇㅇㅇ어딨는지 아세요?

물었더니 전 진열파트가 아니라서 몰라요 근데 신발 관련은 다 저쪽인데 하신다.


방수코팅에 방점을 두는 나와 달리 아주머니는 신발에 방점을 두셨다.


신발용품 관련 코너에서 신발/의류 방수 스프레이를 찾은 후

다시 일하시는 분께 가서 작은 칭찬을 건넨다.

기계보다 나으시네요.

읭?


슈퍼컴퓨터보다 나으시네요라고 했어야 했나 고민하다

왜 인간과 기계를 비교하며 누가 낫네 해야 했던 걸까 싶다.

덕분에 물건을 잘 찾았습니다 라도 칭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역시 난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 영 못 찾는 인간이구나.

챗gpt에게 명령어 잘못 넣을 인간 같으니라고....

망알 호모프롬프트...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까 읽다만 네이버블로그 글을 읽는데

아래쪽에 써있다.


근데 기대를 품고 집에 와서 뿌려보았는데요,

효과가 너무 실망이에요.


댓글은 나와 같은 인간이 또 있다.

저도 다이소에 가봐야겠네요.


좀!!! 제대로 끝까지 읽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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