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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Dec 07. 2017

마지막 대봉 홍시

아뿔싸! 마지막 대봉 한 알.

야금야금 가을볕에 벗겨 먹었던 달콤하게 젖살 오른 꿀 같던 너를, 

이제 돌아갈 수 없는 그 가을의 추억이 되어버린 너를,

겨울은 그렇게 내 가슴에 남은 마지막 가을까지도 먹어 치웠다.



사랑노래 

(作: 박제천)


오늘 밤, 나는 내 지옥의 하나를 너에게 보낸다

봉두난발로 헤매던

지난여름 남쪽 마을에서 보았던 감나무,

그때 눈으로 가져온 땡감을

마음으로 익혀낸 홍시 한 알을 너에게 보낸다

겁먹지 마라,

보이지 않는 무지개의 피처럼

붉은 홍시 속에 내 마음의 열두 가지 지옥이

과육의 뼈로, 살로, 물로 어우러졌느니


오늘 밤, 삭히고 식힌 내 사랑 지옥의 하나 

너에게 보내노니

네 지옥 나무의 우듬지에 등처럼 환히 밝혀놓아라



Schubert, Serenade by Vladimir Samoylovich Horowitz

https://youtu.be/Ohtikwa64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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