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으로 과학을 해석하기
과학이 진리라 믿었던 적이 있다. 자연법칙은 틀리지 않는다고 배웠으니까. 초끈 이론만 완성되면 모든 물리 법칙이 밝혀진다는 말에 흥분한 적도 있다. 진짜 과학자들은 모르는 것이 없고 세상을 다 이해하는 줄 알았다. 이따금 아직 현대과학으로도 잘 해석이 안 되는 일이 많다는 말을 들으면 그게 대체 뭘까 의아해하고는 했다.
이제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해석할 뿐 그것을 결코 알 수 없다. 그 위대한 자연법칙들도 결국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에서 아직까지 틀린 적 없는 해석의 방법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 견고했던 고전역학도 원자 단위의 미시 세계와 우주적 단위의 시공간에서는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의미의 자연법칙은 존재할지 모르나 인간이 만든 뉴턴 법칙과 같은 과학적 명제는 결국 인간의 경험 안에서 유효하다. 대단치는 않지만 나름 현시대 학문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발굴하려 애써보며 느낀 점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과학을 또 새롭게 즐겨 볼 수 있다는 말 아닐까? 과학이 사실은 어떠한 절대적 객관성을 갖지 않는다면 말이다. 인간 개개인이 갖고 사는 가치관이나 철학처럼, 우리는 과학 교과서에서 배운 자연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개개인의 견해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술자리 진득한 곳처럼 쓸데없이 진지한 자리에서 친구들과 인생의 가치를 나눌 때처럼 말이다. 그런 각자의 가치관을 흔히 개똥철학이라 낮춰 말하는데, 필자는 이런 맥락에서 개똥과학을 펼쳐볼까 한다.
물론 최대한의 객관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에서 이미 인류가 경험한 사실과 이를 바탕으로 해석한 부분을 분리해서 필자의 의견을 내려면 집필마다 공부를 꽤 해야 할 것 같지만...... 뭐 틀리면 틀렸다고 누군가는 말해주지 않을까? 그리고 내 잘못된 지식을 고칠 수 있다면 나에게는 배움의 기회이니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필자의 의견에 대해 논쟁이 붙을지도 모른다고 미리 각오를 다져보며 이 시리즈의 집필을 시작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