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우리는 모두 수포자다.
수학을 포기했던 순간들을 찾아서
과감히 말해보겠다. 우리는 모두 수포자다.
당신이 적어도 수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학위를 받은 수학 전공 분야를 넘어 타 분야에도 쉽게 능통할 만큼 천재적인 수학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사람마다 그 시점이 다를 뿐 수학은 결국 누구에게나 어렵고 복잡한 학문이 된다. 그 시점은 많은 이들의 통곡의 벽인 미적분을 맞닥뜨린 순간일 수도 있고, 혹은 숫자와 씨름하기도 벅찬 수학에 x, y, z 변수가 들어서며 방정식이 나타난 순간일 수도 있다. 혹은 그보다 더 쉬운 수학을 배울 때 일 수도, 혹은 이들보다 훨씬 어려운 수학을 배우던 어떤 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순간을 맞이하고 더 이상의 수학을 멀리하게 된다.
"아 이런 것까진 몰라도 되는 거 아니야? 이걸 어디다 쓴다고!"
그전까지는 어떻게든 붙잡고 있던 수학이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이질적이게 느껴지는 순간에 우리는 수학을 더 이상 실용적이지 않고 쓸모없는 학문으로 치부하고 투덜대며 수포자로 돌아서게 된다. 과연 우리가 수학을 포기하는 순간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아주 쉬운 수학부터 누군가 수학을 놓아버리고 싶었을 법한 그 순간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그 부분들을 다시금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우리는 다시 한번 놓아주었던 수학을 한 발자국 따라가 볼 수 있지 않을까?
옆에 공부 잘하는 철수는 쉽게 이해하는 그 수학이 왜 나에게는 자연스럽지 못했는지 한 번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