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니 Jan 04. 2024

2) 사칙연산(1) : 뺄셈이 덧셈보다 어려운 이유

역연산의 무서움

"그냥 사칙연산정도만 알면 되는데!"


섣불리 저 말을 뱉어서는 안 된다. 그 간단한 사칙연산이 사실상 수학이란 판도라의 상자의 문이자 만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덧셈래도 문제가 없다. 덧셈은 사실상 숫자를 세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에서 3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 먼저 손가락을 하나 편다. 그다음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세며 마저 손가락을 편 후 손가락 개수만 세면 된다!


"빼기를 할 때는 손가락을 반대로 접으면 돼, 넷, 셋, 둘, 하나!"


하지만 뺄셈은 다르다.  반대로! 저 부분이 문제다. 우리는 멀쩡히 한 방향으로 숫자를 세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즉, 역연산인 것이다. 뺄셈정도도 못할까 봐 무시하는 거냐고? 쎄, 신이 덧셈만 알고 있었다면 5-2 구하라라는 문제는 다음과 같이 써진다.


"어떤 수에서 2를 더했는데 5가 되었다면 그 수는?"


공포의 어떤 수가 나왔다. 그리고 당신이 중등 교육과정을 알고 있다면 저것이 가장 기초적인 방정식이란 것을 알 것이다. 벌써 방정식이라니! 사태의 심각성을 알겠는가? 우리는 요행히 이번에는 손가락 펴기를 거꾸로 접기로 바꾸어 문제를 쉽게 헤쳐나갔지만 사실 뺄셈 같은 역연산은 본질적으로 처음 정의한 연산을 거꾸로 생각하는 논리적 추론을 내포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역연산의 극악무도함은 곱셈과 나눗셈을 비교할 때 더 극명하게 나타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한다. 조금만 스포일러를 하자면 역연산은 기본적으로 자연스럽지 않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생각하던 이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논리적 추론과 연역을 통한 새로운 개념에 대한 상상과 정의. 수학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 역연산에서 시작되기에 뺄셈과 나눗셈은 수학을 더 넓고 복잡하며 어려운 세계로 이끄는 관문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당신을 수포자로 이끈 역연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써보겠다. 

이전 02화 1) 10 : 9 다음에 올 숫자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