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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Jun 12. 2019

그렇게 내 인생 첫 책이 세상에 등장했다.


첫 출판



내 나이 21살. 출판사에서 전자책 출판을 권한다는 연락이 왔을 땐 반은 사기인 줄 알았다.

나 따위에게 무슨! 내가 무슨 글을 쓴다고 하면서. 근데 찾아보니 정말 있는 출판사였고 나는 속에서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마치 여태 우울했던 모든 것들을 보상받는 기분이랄까?

심호흡을 하고 눈을 비비고 현실을 수긍했다. 부끄럽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계약을 하겠다고 승낙을 하니 우편을 통해 계약서가 날아왔다. 그 두께가 실로 어마어마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아빠와 같이 계약서를 읽고 사인을 한 뒤 다시 출판사로 우편을 보냈다. 나의 작가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뭔가?

출판사에 물으니 원고를 편집하라고 한다. 맞아. 전자책이고 회사에서 내 원고를 편집해줄 의사는 절대로 없을 테니까. 사실 지금에서야 모든 걸 이해하게 됐지만 아마 나 이외에도 전자책을 낸 사람들은 아주 수두룩 했을 것이다. 그 출판사는 주변 지인 판매, 즉 작가들의 박리다매로 수익을 얻은 게 확실했으니까. 하지만 이해한다 출판 역시 사업의 일종이고. 그 덕에 이렇게 어엿한 작가가 되어 여러 책을 내게 되었으니 아무렴 괜찮은 것이다. 


p.s 어쨌든 출판 또한 철저한 상업주의에 의거해 만들어진 시장이라는 걸 이해하고 나서 나는 모든 출판사를 이해할 수 있었고 나에게 기회(?)를 준 마음세상 출판사 담당자님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원고지에 글을 쓴다는 것 


그렇게 나는 원고를 읽고 쓰고 닦으며 탈고를 해낸다. 그리고 6월 입대를 앞두고 새로운 소설도 적기 시작했으며 4월 말쯤에 [난 죽었다]와 [춤과 바람]의 원고를 넘겼던 것 같다. 입대 이주일 전 첫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는 내가 뭐라도 된 듯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작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낯부끄럽기 그지없는 소리였지만 속으론 얼마나 웃어댔는지. 어쨌든 홀가분한 마음을 가진 채 입대를 하게 된다 두 권의 빈 공책을 손에 쥔 채.


2번째 책은 입대한 지 두 달이 지났을 때쯤 출간이 됐다. [난 죽었다]라는 단편소설이었다. 생각해보라. 군인 시절 그것도 이등병 때 책이 나왔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나. 그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지. 그래서 나는 탈디지털화에 성공하며 손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아직도 생각나지만 군인 때 1일 1 글을 쓴 게 작가가 되는 것에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그저 한 것뿐인데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아무튼 나는 2권의 전자책을 낸 어엿한 작가가 되어 있었다.



2012년 출간 된 나의 전자책 두 권이다. 지금은 아주 흑역사가 됐지만



하지만 작가의 길은 고난하고도 험난하다. 

곧장 내 글쓰기 인생에 시련은 늦지 않게 찾아왔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또 제 맛이 아니겠는가.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된다.



전 이야기 - https://brunch.co.kr/@math977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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