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하영 Dec 04. 2019

내 책은 왜 팔리지가 않는 걸까?

출판 마케팅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




책이 잘 팔리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 마케팅도 한 방이라 콘텐츠가 팡! 터져서 책이 불티나게 팔리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도 쉽지 않다. 오늘은 내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어떠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어떤 마케팅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약간의 영업 비밀(?)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출판 마케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출판 마케팅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인식을 한 상태로 여러 매체를 경험하면서 내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다. 그동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느낀 건, 좋은 콘텐츠는 무조건 독자들이 알아본다는 것이다. 실제로 11월에 첫 책이 나오면서 만든 한 카드 뉴스는 디자이너 분에게 충분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만든 하나의 결실이었다. 제작기간이 2주 정도 걸렸으니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나는 디자이너분이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과 그려야 할 세세한 콘티까지 글로 적었다. 그러니 정말로 내가 원하던 그림이 나오더라. 물론 디자이너 분의 엄청난 센스가 있었지만 나름의 소통을 해서 완성한 프리미엄급 콘텐츠였다.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中
스토리텔링 자료


단 하나의 콘텐츠. 어쩌면 도박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좋은 콘텐츠의 힘을 믿고 있었기에 자신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예측은 정확했다. 카드 뉴스가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면서 총 4만 뷰를 남겼고 브런치를 통해 다음 메인까지 올라가 이 카드 뉴스는 약 6만 명의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었다. 


이 콘텐츠로 책을 구매하신 독자님도 분명 있을 테지만 6만 명 중에 책을 산 사람들은 5%도 채 되지 않을 거다. 하나의 콘텐츠만 보고 책을 사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 말이다. 많은 출판사들이 매일 카드 뉴스를 제작하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올라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출판사 사장님들이 고민하는 건 이렇게 많은 페이지 뷰가 나와도 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다. 그렇다고 운영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페이지 뷰에 비례하는 판매율이 나온다면 우리나라 출판 시장은 호황을 누렸을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독서율은 떨어지고 있고 종이책 시장은 축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판매율을 올릴 수 있을까?



책을 독자에게 노출시키는 것


SNS가 발달하기 전

즉, 예전의 독자들은 서점에 와서 책을 고르는 걸 선호했다. 이런저런 책을 살펴보며 내게 맞는 책을 고르고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SNS와 온라인에서 노출되는 책들이 많아져 이제는 살 책을 정하고 서점에 가는 독자들이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선택지가 다양했다면 이제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잘되는 책은 더 잘되고 안 되는 책은 더 안되고 있는 현실이 왔다. 마케팅은 엄청난 인력과 돈이 필요하다. 작은 출판사들은 여기에서 많은 진입장벽을 느끼기 때문에 1인 출판사 사장님들이나 그 밑에 한두 명의 직원은 분명 일당백을 해야만 한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딥 앤 와이드 출판사는 현재 네이버 포스트, 블로그, 브런치, 티스토리,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 3개, 페이스 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까 총 9개의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채널을 동료와 두 명에서 매일 관리하고 있다. SNS마다 다른 성격을 파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올리고 있으며 나는 이것을 '축적 마케팅'이라고 말한다. 


대학시절, 마케팅을 배울 때 가장 처음 배운 것은 하나의 상품에 대한 고객의 애정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이것은 보통 광고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한 명의 독자가 인스타그램에서 책에 대한 콘텐츠를 보고 또 네이버 메인에서 그 책에 대한 콘텐츠를 보면 점점 그 책에 대한 애정도가 상승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과정이 여러 번 이루어지고 나면 독자는 "나 이 책 알아!"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할 수 있게 된다. 그 뒤로 독자가 서점에 갔다고 하자, 그렇다면 수많은 책중에 보이는 건 바로 SNS에서 자주 보았던 그 책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애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믿으며 여러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슬픈 이야기지만 거대 인플루엔서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것. 이건 어쩌면 나의 마케팅 실험이자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매일의 사력이다.

우리의 책이 팔리지 않는 건 단순히 알려지지 않아서이다. 물론 독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입소문이라도 나기 위해선 일단 독자들의 손에 들어가야만 한다.

남들이 읽은 책을 읽고 싶은 건 소비자로서 어쩔 수 없는 마음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노출이 필요한 점. 책을 팔기 위해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독자의 눈에 띄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