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라는 건 사실 별거 없다.

대화의 열매

by 신하영

d32.jpg 사랑



“그래서 어떤 일이 있었는데요?”라는 말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내게 물어보면 이따금 나의 치부까지 그대에게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대화라는 건 사실 별거 없다. 만약 당신이 내 하루의 조각을 궁금해한다면 나의 시간은 단맛을 가득 품은 열매가 된다. 평범할지 몰라도 어쨌든 내게 있었던 일. 서로 마음을 열고 눈을 예쁘게 뜬 채 대화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나무가 되어 가끔은 웃음을 쿡쿡 내뱉으며 함께 열매를 베어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구나. 맞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다음에 같이 가봐요.”같은 말들은 당신을 기분 좋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루에 수만 개의 단어를 내뱉지만, 이상하게도 당신에게 건네는 말은 애정이 묻어나 있었다. 그리고 내게 선사해준 그대의 몇 마디는 가슴 속에 품고 자기 전에 다시 떠올려본다.


그렇게 침대 위에서 몇 분을 뒤척이다 마음을 가라앉혀놓으면 나는 천장을 보고 미소를 짓곤 했다. 그리고 우리는 내일도 이야기하겠지. 누군가에겐 아무런 대화도 아니겠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누구보다 관심 어린 물음들을 말이야.


그렇다면 나는 그 사이에서 당신의 열매를 바라봐야지.



에세이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90page




<구매링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