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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Jan 08. 2020

하나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석환 작가 <집에 혼자 있을 때면>


1월에는 이석환 작가님의 산문집이 나온다.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님이었고 오래전부터 책 이야기를 나누었던 터라 순탄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자의로 작가님의 책을 기획하고 낼 수 있다는 점과 작가님이 가지고 있는 우리 출판사에 대한 믿음은 이 책을 만드는 데 아주 좋은 원동력이 됐다.


보통 글을 2년 이상 쓴 작가들은 어느 정도의 '원고량'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쓴 글들을 차근히 살펴보면 원고에 담을 것과 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데 그것을 먼저 1차적으로 분류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책의 콘셉트는 어떻게 잡을까?

우리 출판사는 작가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존 원고에서 많은 영감을 발굴한다. 이석환 작가님도 마찬가지. 수많은 문장들을 살펴보다 발견한 것이 바로 <집에 혼자 있을 때면>이라는 문구다.


'집'이라는 것과 '혼자'라는 단어는 사람을 쓸쓸하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가 일상에서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이 양면성을 고묘하게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집에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외로운 건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였으니까. 나름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제목을 봤을 때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더 좋은 게 있다면 수정을 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저 문구에 계속 마음이 갔다. 작업은 꾸준히 진행되고 1차 원고에 비해 최종 원고는 훨씬 더 탄탄하고 세심하며 완성도가 높아졌다. 여러 가이드라인과 피드백이 있었지만 나는 작가 본인이 마음에 드는 원고가 되어야 하는 게 우선이기에 작가님에게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이라는 피드백을 많이 제시했던 것 같다. 

원고는 3차를 넘어 5차까지 오게 되었고 최종 마무리가 되어 인쇄소에 넘길 때가 왔다. 

이제 독자들에게 선보일 준비가 된 것이다.





책을 한 권 한 권 만들 때, 동료와 나는 무수한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한 뒤 후회하고 깨달으며 투박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때마다 하나씩 이루어 낸다는 마음이 드는데 나는 환희를 느끼면서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기도를 한다. 


'발전하게 해 주세요. 오타가 나오지 않게 해 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예쁘게 나오고 잘 알려지게 해 주세요.'


이 책은 내가 한 명의 독자로서 그리고 출판인으로서 만들 책이니 많은 독자들에게도 분명 좋은 책이 되리라고 믿는다. 아무럼, 그럴 수 있을 것이다.





p.s

며칠 전, 석환 작가님과 1년 만에 만나 진하게 술을 한 잔 했다. 책 이외에도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석환'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는 별 다를 것 없이 사는 사람임에 분명했다. 

다만, 글이라는 것으로 많은 감정을 표현할 뿐.


작가와 술을 한 잔 하는 것이 이리도 좋은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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