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여보, 오늘 달 차암 곱다 그치? 저 위에 있는 별은 화성이라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퇴근할 때 달만 보고 있었네. 이렇게 가만히 하늘을 보다 보니 땅에서 누가 달을 향해 조명을 비추는 것 같기도 해. 되게 예쁘지 않아? 나는 어제 우리 선영이랑 어머니 뵙고 왔어. 여전히 건강하셔서 정말 다행이야. 미역국을 끓여주셨는데 나는 여보가 끓여준 게 사실 더 맛있는 것 같아. 주말에 당신 보러 가면 레시피 좀 가르쳐줘. 바쁘면 꿈에 나와도 좋고.
근데 여보. 선영이가 저 달 옆에 있는 별은 뭐냐고 물어봐서 또 당신이라 말했어. 그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저 하늘에 보이는 것들이 당신이랑 나 같아서 말이야. 티브이에서 천문학적 날이라고 뉴스가 나오는데 선영이가 볼까 봐 얼른 끄고 이렇게 산책 나왔어. 한겨울인데 오늘은 조금 따뜻하네.
나, 무슨 일이든 당신이 행운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내가 부끄럽지는 않지? 그래도 선영이 건강하게 잘 키우고 있어. 선영이는 하늘에 보이는 별 중에서 제일 큰 별이 당신인 줄 알아. 그래서인지 자주 하늘을 보네. 외로워하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해. 그래도 당신 닮아서 어떨 때 보면 정말 든든하다니까. 호박만 못 먹지 반찬 투정도 안 하고 잘 먹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어.
여보. 나 잘하고 있지? 사실, 나 잘하고 있다고 당신한테 딱 한마디만 들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는 당신을 보며 많은 걸 배운 놈이라 가끔은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그래. 그래서 당신이 계속 생각나나 봐. 이렇게 달을 봐도, 맛있는 미역국을 먹어도 말이야. 보고 싶다. 보고 싶어 여보. 이젠 조금 덤덤하지만 매일 밤, 잠이 들 때 항상 꿈에 나오길 바라면서 눈을 감아. 우리 선영이 고사리 같은 손 잡고 우린 매일 당신한테 가고 있어. 조금 오래 걸릴 거야. 그래도 기다리고 있어 줘.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거 당신이 나한테 해준 말이니까. 나 그 말 믿고 내일도 힘내서 열심히 살아볼게. 사랑해 여보. 오늘 정말 달 예쁘다.”
책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