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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Apr 23. 2020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버틸 것인가 삼일천하인가 


딥앤와이드 4월 신간이 나왔다.

홍중규 작가님의 <소란하지 않은 날> 

아주 피 땀 눈물을 흘려서 만든 책이다.


딥앤와이드 출판사를 출범하면서 가장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

교보문고 단독으로 무려 800권이라는 사인본과 굿즈를 제작했고 이런 작업도 처음이라 실수도 많이 했으며 그만큼 고생도 많이 했다. 살면서 이렇게 파주에 자주 갔던 적이 있던가. 동료와 나는 일주일에 두세 번 출판단지를 왔다 갔다 하며 감리를 보고 서점과 거래를 했고 엽서를 책에 끼워 넣었으며 작가님과 함께 사인을 하고 책을 동봉했다.


본래 예약판매에 한해서 사인본을 전하려고 했지만 교보문고 측에서 더 많은 수량의 사인본을 요구해 지난 월요일에는 새벽 2시까지 작가님과 함께 파주 창고에서 작업을 했으니 애정이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는 책이다.

(몇 번 작업하다 보니 엄청 친해진 우리..ㅎㅎ)


실제로 표지 단계에서도 고민이 많았는데, 수많은 샘플을 뽑아낸 뒤에 결정된 이 표지와 띠지가 보면 볼수록 예쁘게 느껴지니 정말 작가와 협업하여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기도 했다. 표지는 작가님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했고 우리의 의견도 충분히 배합했기 때문에 서로가 만족스러운 책을 만들 수 있었다. 


책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작가가 이 책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이다. 아이덴티티가 결여되거나 제목, 표지에 관여하지 못하는 작가는 출간된 책이 예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큼 애정이 없어 홍보도 안 하게 된다. 대형 출판사가 아닌 이상 출간 초기에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팬덤에서 판매지분이 많이 나오는 터로써 작가에게 책에 대한 애정도를 부여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에 따라서 <소란하지 않은 날>은 표지뿐만 아니라 엽서도 정말 예쁘게 나왔고 작가님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알리기 위해 매일 노력을 다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만큼 고생을 했고 책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이점에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른다. 


그리하여 예약판매를 진행하는 동안 <소란하지 않은 날>은 교보문고 에세이 부분 30위까지에 올라섰다.

100위를 전전하던 우리 아이들이었기에 입을 틀어막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딥앤와이드 책이 30위라니. 30위라니...!




하루 만에 17위가 떨어졌지만,,

 



베스트셀러는 '잘 팔리는 책'을 뜻한다. 베스트셀러 순위는 그야말로 잘 팔리는 책들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교보문고 차트인은 뭔가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멜론 차트에 진입한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토록 바라던 베스트셀러 그 와중에 30위. 우리는 기뻐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저만큼 빠르게 높게 올라갔다면 내려오는 것 또한 정말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말하는 것이 '버티는 책'이 곧 베스트셀러라는 것이다. 


출판계, 특히 에세이 시장은 쓰나미를 방불케 하듯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가 잠잠해져 많은 출판사들이 준비했던 책들을 앞다퉈 내고 있는 현실이다. 불 튀기는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사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책들은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안정권에 들어선 스테디셀러라고 말할 수 있으니 작은 출판사들은 높은 순위의 책 보다 차트인에서 버티는 것에 올인을 해야 하는 것이다.


<소란하지 않은 날>은 꾸준하게 판매율이 나오고 있지만 초반보다는 부진하니 지금은 100위권으로 떨어진 상태다.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 차트 아웃이 될 거라고. 하지만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노력하면 독자들의 손에 분명 더 쥐어질 수 있다. 



책은 독자들에게 정말 빠르게 잊힌다. 그러므로 출판사는 그 책이 잊히지 않도록 작가가 선방을 하고 있는 동안 여러 마케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단계. 홍중규 작가님이 선방을 해주는 동안 우리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작가부터 책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게 출판사의 역할이기에, 나는 이 책을 아주 땀냄새나고 진득하게 끌고 나가보려고 한다. 


그러니까, 베스트셀러는 버티는 것이다.

누가누가 더 오래 버티나.

그러다 보면 책은 창고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책은 2쇄를 찍게 될 것이다.  


<소란하지 않은 날>도 2쇄까지 데리고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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