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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28. 2021

읽어주는 이가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사랑하는 나의 독자에게




한 분야에 1등이 되는 것보단 자신의 영역에서 꾸준히 씨앗을 심는 사람이 있다. 대중과 개성의 사이에서 갈등도 있을 테지만 나는 줄곧 독립적인 창작가를 보며 꿈을 키웠었다. 유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있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전엔 모든 창작물이 만인에게 사랑받길 바랐다. 그런 마인드는 고난 속에서도 완성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책을 쓰는 데도 꽤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이든 번아웃의 시간이 오기 마련이다. 내 글은 다수의 사람보단 일정 상황에 놓인 소수의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고 나는 내가 동경했던 사람과 닮아가는 것 같은 기분에 좋아라- 하고 행복해했더랬다. 그러니까, 조금은 도태되어도 약간의 고집을 부린 것이다. 뻔한 말은 더는 못쓰겠어! 하면서. 







창작의 기로에서 갈피를 못 잡는 건 글을 쓰는 작가나 화가나 음악가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창작에 고통은 필연이다. 어떤 사람은 '년' 단위로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니 바지런히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과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어쩌다 보니 사랑에 대한 글을 많이 쓰게 됐고 사랑을 받다 보니 더 탐구하게 되고 종종 무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행복했기에 쓰는 이의 삶에 후회는 한치도 없다. 내게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다. 지금도 여전히 창작의 고통을 느끼고 있으니까. 다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보다 당신이 불현듯 내 글을 보았을 때 얼굴에 주름을 가득 지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옹골진 독자를 매우 아낀다. 물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지만 '이것'하면 내가 떠오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처럼 지금도 자신의 영역에서 묵묵히 영감을 구현하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 멈추지 않고, 알아주지 않아도 꾸준히 정진하는 당신을 깊이 응원한다. 대중을 쫒든 개성을 쫒든 좋고 나쁨은 없다. 그저 바르게 나아가는 힘을 믿기에 끊임없이 영감을 쏟아내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읽어주는 이가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득하고 슬프다. 


고마운 나의 독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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