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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18. 2021

출판사 운영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서도해야 하는 대표의 마음



<출판하는 마음>에서 이경란 북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봐도 처음 출판사 차린 사람이 만든 첫 책처럼 보이면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출판사 운영 초기 나는 이 말을 메모해놓고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매일 판매지수를 보며 일희일비를 겪지만 노력의 산물이 예쁜 책으로 반듯하게 나타나면 이 일에 대한 가치를 느끼는 것 같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모습 사람들이 그럴 터. 

딥앤와이드는 "깊고 넓은"책을 만든다는 이념 아래에 만들어졌고 그동안 총 14권의 책을 만들었다. 출판계를 흔들었던 히트작은 없지만 표지와 내용은 어느 출판사 못지않게 잘 해냈고 많은 독자들에게 우리 출판사를 알렸다. 극소수지만 '딥앤와이드'를 아는 사람들에게 예쁘고 좋은 책을 만든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출판사 이름만 들어도 책들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코로나로 경제는 무척이나 침해되었지만 출판계는 다른 사업과는 다르게 호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책을 만들어야 할지 참 고민이 많다. 지금은 그렇다. 예술을 운운하는 것보단 사람들의 손에 집히는 책을 만들자고. 결국은 독자의 품에서 소비되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딥앤와이드는 조금 더 폭넓은 시야에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급하게 출간하지 않고 하나의 책에 집중하여 독자의 일상에 스며들어 존재하는 것. 그것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Q. 그렇다면 그 목표를 어떻게 이룰 건데?



- 나는 ENFP라는 MBTI를 가지고 있다. 이 유형의 특징 중에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천을 하지 않는다. 가 있더라. 인정이다. 하지만 실천을 하지 않았으면 아마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매일 출간 일지를 쓸 때면 우는 소리밖에 안 하는데 실제로 좋은 일이 별로 없는 걸 어째..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생각도 했던 나다. 하지만 이게 내 전부라는 마음이 단숨에 그 부정을 덮기에 나는 이렇게 또 키보드를 두드린다. 


딥앤와이드는 매달 1권 출간을 목표로 작업을 해왔다. 다다익선의 마인드였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프로세스를 진행하니 이 방법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눈 앞에 있는 것만 보는 경주마였다는 걸 안 것이다. 물론 지난 책도 놓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벅차지는 게 나의 현실이었다. 그래서 출간 텀을 늘리기로 했다. 책을 케어하고 하나의 마케팅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도록. 시행착오를 억척같이 믿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 겪었으면 다르게도 해봐야지의 마인드는 또 다른 열정을 심어준다. 매출이 안 나오는 것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유지만 되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6월 초에는 딥앤와이드의 첫 자기 계발서가 나온다. 동료와 나는 이 책을 꼭 상승기류에 올려놓기로 다짐했다. 해볼 수 있는 건 다해 보기로. 둘이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준비하고 있는 것을 하나둘 성장시켜가면 우리도 직원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월급 잘 주면서 일도 잘 알려주는 호쾌한 대표가 되고 싶다.


어쨌든 오랜만에 출간 일지를 쓴다. 

안 좋은 일이 점점 쌓여가지만 그 사이에서도 피는 새싹을 바라보기로 하자.

딥앤와이드는 오늘도 정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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