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짧은 이야기를 전해주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젊은 한 남자의 아주 슬픈 이야기다.
가까운 미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오면 일어날 수 있는 일
아주 고독하고 습한 어두운 이야기.
여기 한 예술가가 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의 꿈은 창작자였다. 작가도 아니고 피아니스트도 아닌 창작자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썼으며 바이올린과 드럼을 연주했다.
피아노는 이미 지겨워 진지 오래였다.
아니, 감정 시대라고 불려도 될 만큼 촉촉한 세계를 살아가는 그들
세상이 풍족해질수록 사람들은 가슴을 자극하는 것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예술가는 날이 갈수록 증가했고 사람을 울리는 작품만이 인정을 받는 휴머니즘 시대가 됐다.
그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걸로 알 수 있듯 욕심이 많은 그였다.
글과 그림과 음악으로 세상을 울리고 싶었다.
그렇다면 엄청난 부가 올 것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창작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항상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면 무언가가 분명 필요했었다.
누구에게나 고전은 온다. 그때 만난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녀는 그의 뮤즈였다.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였고 그는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했다.
사랑을 한 만큼 아픈 건 당연한 이치가 아니던가.
그 덕분에 그는 종종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쁨이 아닌 아픔에서 비롯된 창작이었다.
성공은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는 오지 말아야 할 것.
이유를 말하자면 안일함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안일함은 미련함으로 이어진다.
그는 많은 사람을 울렸던 소설 한 편과 수채화 한 폭을 그녀와 맞바꾸었다.
그러니까, 자만함이 이별을 만든 것이다.
빠른 후회를 했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매일을 사랑했던 사람이 차갑게 떠났다.
그땐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고 아무것도 손에 잡지 못했다.
너무나 아팠다. 마음이 아프다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그때 펜과 붓을 잡고 바이올린을 잡았다.
사랑의 아픔이 그에게 아주 좋은 영감이 된 것이다.
그렇게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낸 그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너무나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XXX 씨.
글뿐만이 아니라 그림과 음악까지 섭렵하고 계시는데요.
창작에 있어서 제일 좋은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는가요?"
"음, 저에게 영감은 대부분 아픔입니다."
"아픔이라고 하면 어떤 아픔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누구나 아팠던 기억은 있을 겁니다.
전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뿐이고요.
저 또한 아팠던 경험이 있었죠. 그땐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게 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거름 같은 존재였더라고요."
"역시 여태 겪은 경험들이 다 작품의 밑거름이 됐군요.
그럼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 계획이신가요?"
"계획은 없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여하는 순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긴 힘들어지더군요.
어느 순간, 문득 찾아오는 영감을 따라 창작을 해내겠습니다."
"네. 앞으로의 행보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는 유명한 창작가가 되었다.
젊은 예술가.
말하자면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여러 번의 사랑을 더 경험했고
친구를 잃었으며 부모님이 병에 걸리시고 말았다.
교통사고도 한 번 당했고 약한 마음 덕분에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그로 생긴 마음의 응어리는 그에게 아주 좋은 양분이 되었다.
그는 세상의 인정을 받았다.
작품으로 엄청난 부를 누렸고 자신의 원했던 '창작가'라는 사람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여자들이 대시를 한다. 친구들은 부러움에 매일같이 안부를 물어온다.
부모님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의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그는 모든 걸 누리며 인생을 즐겼다.
하지만 인생은 일직선이 아님을.
마냥 행복하기만 하니 창작이라는 것에 눈이 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그는 6개월을 쉬었고 점점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노르웨이에서 산 비싼 목재 의자에 앉아 진심으로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창작을 할 수 있을까?'
'아프지 않고도 글을 적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림을 그려야 해. 아냐, 먼저 새 바이올린을 사자.'
아무리 슬프고 아픈 것들을 보고 듣고 느껴도 영감은 떠오르지 않았다.
답답한 건 그가 슬퍼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8개월째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때
그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다짐을 했다.
그렇게 그는 어두운 곳으로 발을 내딛는다.
아픔 생성기 2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