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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18. 2022

나는 글쓰기라 마법 같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와 함게 글을 쓴다는 것.





나는 종종 글쓰기가 마법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함께 쓴다는 건, 또 나만의 언어로 글을 남긴다는 건 생전 겪어보지 못한 희열을 주기 때문이다. 서로의 철학을 나누는 일이 이토록 즐거웠나, 축적된 삶의 경험에서 베어 나오는 말들이 섞이면 함께 나눈 대화는 꽤 짙은 잔상을 남긴다.


넥타이가 목 끝까지 차있는 것처럼 답답한 일상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가끔 글을 쓰기 전 우리 모습이 육지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물고기처럼 보였다. 아가미를 열어 겨우 숨을 쉬고 허공을 응시한 채 입만 뻐끔거리는 생선 말이다. 펜을 잡고 종이에 감정을 토해내는 건 어쩌면 팔닥거림, 그렇게 조금씩 물가에 가까워지다 보면 물살에 휩쓸려 다시 물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동안 마시지 못했던 숨을 한 껏 들이마시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인다. 소중했던 사람이나 잊고 있던 노래, 퇴근길의 나무, 밀린 설거지, 숨겼던 감정 같은 것이 있겠다. 시야가 맑아지면 삶은 다채로워진다. 나는 이 과정을 숱하게 겪으며 글쓰기를 마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씀으로 숨을 쉬는 법을 깨닫고 다시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굳게 그들을 응원했다. 이제 앞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글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독자를 위해 쓴 글도 다 나를 위해 쓴 것이었다. 진정 나를 위한 글을 쓸 수 있을 때 타인을 위한 글도 쓸 수 있다. 당신과 나는 그저 그런 보통사람. 별 다를 것 없는 인생이기에 내가 쓴 글도, 당신이 쓴 글도 저기 저 사람의 심장을 관통할 수 있다. 몇 마디 문장에 생의 의지를 다잡는 사람이 천지인 이 세상에 글쓰기만큼 마법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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