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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Dec 26. 2022

내가 검색한 모든 것을 애정해



나는 아직 모르는 게 너무나 많다. 

궁금한 게 많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결핍이 많다는 것이다. 아주 예전에는 이것을 줄곧 흠이라 여겼기에 두터운 천막으로 덮어두었지만 이제는 어린아이의 눈빛으로 해답을 찾기 바쁘다. 

그래서 가끔 네이버 검색어를 보면 코웃음이 나온다. 


망원 굴보쌈, 사랑에 대한 명언, 오른쪽 눈이 떨릴 때, 피아노 학원, 스카이스캐너 등등 나는 끊임없이 무언갈 갈망하고 궁금해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


런데 가만 보니 생존에 직결되는 게 아닌가. 건강과 행복 그리고 미래. 나는 더 잘 살기 위해 검색창에 단어를 쓰고 있었다. 떨리는 눈을 위해 마그네슘을 샀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친구들과 갈 보쌈집을 정해두었다. 이건 건강과 행복이다. 그리고 피아노 학원과 스카이 스캐너는 행복을 위한 일이니 무의미한 검색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나의 결핍이 행복을 만들어주는 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탐구한다는 건 정말이지, 에너지가 넘치는 일이구나. 


앞으로 쌓일 검색어를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나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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