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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r 23. 2023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일

마음에게 묻는다. 


이미지 출처 : 영화 <HER>



내 마음에게 스스로 묻는다. 그간 받은 상처는 좀 어떻냐고. 마음은 나도 준 상처가 있는데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준건 준거고 받은 건 받은 거지. 그런 거에 덧셈뺄셈이 어딨다고. 

찌푸린 내 미간을 향해 그가 말했다. 결국 다 잊혀지니 괜찮지 않아? 

마음은 정말 괜찮다며 숨가쁜 나를 다독였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진 아이처럼 억울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지만 그의 온화한 태도에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사랑을 찾고, 행복만 찾아."


삶으로 돌아가기 전 내게해준 말을 곱씹으며 길을 나선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저들도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겠지.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드는 건 무엇일까? 그래, 우린 결국 상처받은 서로를 보듬어주며 살아가는 거야. 생각해 보면 나의 심장을 찔렀던 그 사람이 더는 밉지가 않다. 결국, 전부 다 괜찮아진 것이다. 마음은 그간 나 대신 많은 아픔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사랑과 나의 행복을 좇는다면 나는 더 많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이별을 고찰한 지 시간이 꽤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인간이다. 사랑에 상처는 불가피하다는 누군가의 말에 용기를 얻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고 하루를 살아가본다. 나에겐 단단한 마음이 있다. 그러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자. 그게 그에게 보답하는 일이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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